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유시민이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러자 관련 정치 기사의 댓글이 만개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한다. 유시민이 mb정권이 죽인 정치를 하루만에 빤딱하게 살려놓은 것이다.
 
유시민의 대권 선언이 있자 그걸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장성민 의원은 유시민이 야권을 분열시킨 거짓말쟁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유시민의 대권선언이 성급하다는 하나마나한 비판을 내놓았다. 

대권선언을 한 유시민은 이제 클 일만 남았다. 이렇게 한마디 한마디가 폭발력을 가지는 정치인이라면 말을 할 때마다 자신을 중심으로 이슈를 형성하고 그런 과정을 여러번 거치면서 지지 여론을 빨아들이게 될 것이다. 

유시민의 현재 여론조사 지지도는 10%를 약간 넘는 선이다. 야권 그룹 중에서는 선두이지만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에 비하면 많이 모자라는 지지율이다. 유시민의 지지도가 10%에 머물고 있는 것은 하자나 결격 사유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만약 하자가 있었다면 mb정권의 검찰이 유시민을 내버려 두지않았다. 유시민이 20% 대를 아직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되겠어' 그룹을 '될지도'나 '되겠네'로 아직 끌어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권 선언을 한 이후부턴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유시민의 말은 폭발력을 가지고 '되겠어' 그룹을 뒤흔들 것이다. 감떨어지듯 떨어져 나온 '되겠어'의 표면층은 '될지도'나 '되겠네' 그룹으로 다시 재편성되면서 유시민 지지여론을 늘려가게 된다. 벌써 포털들은 유시민의 한마디 한마디를 메인에서 중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서 야권의 후보가 유시민으로 정리되어선 안된다. 좀 더 내부적인 그림이 필요하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내부 경쟁으로 세를 넓혀간 것처럼 야권 후보들도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경쟁으로 지지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유시민의 독주로는 박근혜에 맞설 지지세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유시민의 "제가 할 수 있으면 하고, 제가 못하면 할 수 있는 사람과 힘을 합쳐 함께 하겠다"는 말도 내부경쟁을 촉발시키려는 의도가 강한 말이다.

그러나 현재 야권이 시장에 내보낸 후보로는 이게 쉽지 않아 보인다. 정동영이나 손학규가 유시민의 다른 한 축이 되어 경쟁을 벌이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유시민 대 정동영', '유시민 대 손학규'는 왠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림이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물적으로는 한나라당 내의 지분, 정서적으로는 박정희의 후계자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었다. 그러나 양쪽 사이엔 물적 정서적인 접점이 보이지않는다. 접점이 없으면 아무리 서로 공격을 주고 받아도 관전자는 별 재미를 못 느끼게 된다. 이렇게 장사해봐야 게임 끝나도 별로 얻을 게 없어 보인다.

유시민은 야권 대선 주자 중 1위이고 이번 대선 도전 선언으로 폭발력을 입증하면서 대선에서 한 축이 되었다. 앞으로 야권의 대선 이슈는 유시민을 중심으로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유시민과 경쟁할 야권의 또 다른 주자는 유시민이라는 축에 맞는 그림이 나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80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회의원 한 명 없는 국민참여당에게 그냥 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민주당 내에서 유시민과 그림이 되는 조합을 찾아야 한다. 
 

재보선에서 송인배 후보 지지연설을 하다 노무현 대통령 얘기 중에 눈물을 흘리는 안희정(송인배 후보 홈페이지)



하나 있다. 그게 누군가? 바로 안희정이다. 유시민 앞에 안희정을 놓고보니 고고하던 유시민이 평지로 내려와 안희정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된다. 안희정도 유시민 못지않게 흠결 없는 정치인이다. 둘은 노무현의 후계자와 친노세력의 선두주자라는 접점이 있다.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서게 된다면 묘한 경쟁 기류를 만들어내면서 이전투구 없이 아주 긴장감 높은 승부를 보여줄 수 있다. 

유시민의 경선 상대가 확보할 수 있는 표를 감안해도 안희정이 정동영이나 손학규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지금의 지지율만 놓고 봐서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누구보다 의리를 지킨 안희정의 드라마가 유시민과의 대결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지지세 확보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다. 정동영과 손학규에겐 이런 가속 장치가 없다. 유시민과 안희정은 지역조합으로 볼때도 최선이다. 마지막 시점에 끌어모은 표가 최대가 될 수 있는 지역 조합은 지역이 겹치지 않는 경상도의 유시민과 충청도의 안희정이다. 안희정이라면 유시민과 투트랙으로 달리 수 있다. '유시민이냐 안희정이냐'라는 작품성있는 드라마는 높은 시청율을 얻고 나중에 그 시청율을 안고 그대로 결선까지 달릴 수 있을 것이다. 

2년 뒤까지 지켜보자 해선 안된다. 대선은 기획이다. 지금부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민주당, 국민참여당에 먹히고 싶지 않으면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할 것이다.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