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11월 18일 김진애 의원이 의원회관에 블로거들을 초청해 '블로거와 함께 의정'이라는 제목의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오후 7시 조금 넘어 김진애 의원이 간담회장에 들어왔습니다. 생각보다 좀 걸걸한 목소리가 실내에 울렸습니다.

"블로거 할 땐 블로거 체질이라고 생각했는데 트윗하니까 또 트윗 체질이더라구."

김진애 의원이 한 말 중에 이날 귀를 기울이게 한 첫번째 말입니다. 김진애 의원 목소리가 여자치곤 좀 큽니다. 말도 아주 시원시원하게 합니다. 블로거들에게 툭툭 말 건네는 거 보니 말 건네기를 아주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김진애 의원의 체질이라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떡거려졌습니다.




초반에 분위기가 약간 어수선했습니다. 범인은 샌드위치였습니다. 상당히 내용이 알찬 샌드위치였는데 그때문에 먹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다들 터지는 토마토와 소스들을 입으로 훔치고 손으로 닦아내며 먹었습니다. 먹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산만한데 거기다 옆구리까지 터지는 샌드위치라니. 김진애 의원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례대표라서 선거법이 전국적으로 해당되더라구요." 

먼 길 온 손님들에게 좀 맛난 걸 저녁으로 제공하고 싶었는데 선거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샌드위치는 맛있었습니다. 우리는 옆구리 터지는 게 문제였는데...

"이 자리는 가장 늦게 오는 분을 위한 자리예요."

농담도 아주 자연스럽게 합니다. 자신의 옆 자리가 비어있는 걸 보고 던진 한마디입니다. 블로거 한글로님이 이 자리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가장 늦게 왔다는 말이죠. 그래서 선택된 자리, 김진애 의원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샌드위치와 물은 챙겼군요.




"동네에서 사진 찍다 아저씨한테 야단 맞았어요 나도."
"국회에서 사진 찍으니까 제재하더라구요."


블로거들이 취재의 애로점을 얘기하자 김진애 의원도 자신이 취재 중 겪은 애로점을 털어놓습니다. 김진애 의원은 스스로 블로거 정치인이라고 말합니다. 정치인으로서 블로거가 된 것이 아니라 블로거로서 정치인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블로거 활동 중에 겪은 체험담이 있습니다. 국회에 들어와서도 블로거 정신으로 취재에 임하다 제지를 받았습니다. 블로거 정치인 인정. 

"나도 국회에 한이 많아요. 건축과 도시가 정치와 자본에 종속되어 있어요. 정치인한테 말해도 안통해요."

이분 정치를 하는 데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치와 자본에 종속된 도시를 보고 많은 고민을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분명한 이유를 가진 정치인은 신뢰할만합니다. 이런 분들은 정치를 하면서 항상 방향을 점검할 것입니다. 엉뚱한 길로 새는 짓은 안하는 거죠.

"관심있는 의원들과 함께 하면 좋겠네요."

정치인들이 블로거들에게 공동취재의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10명의 정치인이 한 달에 한번씩 해도 시사블로거들에겐 10번의 기회가 갑니다. 김진애 의원은 한달에 한번이라는 횟수가 좀 부담이 되는 듯 관심있는 의원들이 많으니까 그분들과 공동으로 돌아가며 블로거들과 함께 기획취재를 하는 건 어떻겠냐고 답합니다.


의원님이 블로그 네트웍의 구심점이 되십시오.

제가 한 말입니다. 취재 자료나 공동 취재 등을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김진애 의원을 중심으로 블로거 네트웍이 형성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블로거들은 김진애 의원에게 우호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진애 의원 부탁에 카메라를 든 수십명의 블로거들이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걸 마다한다면 정치인이 아니겠죠. 

이 말을 들은 김진애 의원이 조금은 의문스런 표정을 짓습니다. 정치인이 블로거를 조직하는 게 다소 불순해 보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인 듯 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나 지자체가 블로거를 상대로 취재기회를 제공하는데 정치인은 왜 안된단 말입니까? 시사 블로거들은 다른 분야에 비해 네트웍이 다소 약한 편입니다. 다른 블로거들은 지자체나 기업의 행사에서 자주 만나 유대관계를 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유대관계 위에 좀 더 새로운 기회를 또 만들기도 합니다. 만약 정치인들이 시사블로거에게 적극적으로 취재기회를 제공하면 보다 많은 시사블로거가 생기고 그들은 네트웍을 형성해 더 강력한 미디어 파워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 파워가 누구에게 더 우호적으로 작용할지 생각해보면 지금 블로거 네트웍 형성에 관심을 쏟지 않는 정치인은 직무유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인이 형성한 블로그 네트웍은 정치인의 도구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런 네트웍을 통해 더 많이 얻는 것은 블로거들입니다. 정치인에게 도움이 되니까 권하는 거지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블로거들은 정치인의 매개로  생기게 된 온오프 네트웍을 기반으로 더 세밀하고 협력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지역 별로 시사 블로거 모임이 활성활 될 수 있고 시사 메타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취재방식이 생길 수도 있고 생각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미디어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의 블로거 네트웍 구심점은 문화산업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인 것입니다.




김진애 의원 첫 등장에서 만만치 않는 화력을 과시했다죠. 18일 만나보니 그 화력의 실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 전력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블로거들의 전력에도 큰 보탬이 되지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