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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덕만이 선덕여왕이 되었다. 여왕이 된 덕만이 가장 우선시 하는 정책은 군대가 아닌 백성이다. 선덕여왕은 무기를 만드는 예산은 그대로 두고 백성의 농기구를 만드는 예산을 늘린다. 그러면서 선덕여왕은 백성들이 땅을 가지게 하는 것이 바로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왜 무기가 아닌 땅이 나라를 지킨다는 것인가? 선덕여왕은 지킬 게 있는 사람들이 나라를 지킨다고 설명한다. 노비나 소작농처럼 지킬 게 없는 사람들은 나라를 지킬 이유를 가지지 못한다. 나라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이 맞아야 백성은 나라를 지키게 된다는 것이다. 

같은 신대륙임에도 남미는 가난하고 미국은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 땅을 가진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땅을 가진 시민들은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고 그 총은 나라를 지켰다. 그리고 총을 든 개인은 침해당한 시민의 권리도 지켰다. 땅을 가진 미국인은 당장에 총을 들어 나라를 지켰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민주주의를 보호해 나라를 지킨 것이다.  

선덕여왕이 말하는 '땅'을 이 시대에 대입해 보면 의미있는 통찰을 하나 얻을 수 있다. 선덕여왕이 말하는 땅은 지금의 시각으로 본다면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신라시대엔 땅이 권력의 원천이었지만 오늘날은 미디어가 권력의 원천인 미디어 시대이다. 따라서 선덕여왕이 말하는 "땅을 가진 백성이 나라를 지킨다"는 말은 "미디어를 가진 시민이 나라를 지킨다"로 바꾸어볼 수 있다.
 
국민들이 거대 미디어의 판단과 정보에만 의존한다면 어떻게 될까? 거대 미디어와 권력, 거대 미디어와 거대 미디어 간의 유착으로 민주주의는 후퇴하거나 무너질 확률이 크다. 미디어가 분산될 수록 민주주의는 강화되고 강화된 민주주의는 국민의 자발적 통합을 이끌어내 강한 나라를 만들어 낸다. 땅을 가진 시민들이 많아지면 대지주들이 전횡을 일삼지 못하는 것처럼 시민들이 미디어를 가지면 권력자 간의 유착으로 나라를 파탄내는 일은 없다.   

국민의 수만큼 많은 미디어는 풍부하고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다. 땅을 가진 백성이 자신의 수확물을 위해 열심히 농사를 지어 생산력을 늘리는 것처럼 자신만의 미디어를 가진 시민은 스스로 표현을 즐기며 다양하고 많은 컨텐츠를 생산해내게 된다. 오늘날은 또한 컨텐츠 시대다. 양질의 많은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국가가 경쟁력 높은 국가이다. 국가 간 경제 전쟁의 시대에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은 곧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결국 미디어를 가진 시민이 나라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은 선덕여왕처럼 땅을 가진 백성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시민이 가지는 미디어는 블로그다. 그런데 한국에서 개인 미디어인 블로그는 선덕여왕의 신라시대 백성의 땅만큼 대접받지 못한다. 블로그는 검색에서 찬밥이다. 검색에서 가장 위에 걸리는 결과는 돈을 내고 자리를 산 기업들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내부 서비스들이다.  

블로그에 대한 정책을 놓고 본다면 오늘날 한국은 백성이 땅을 못가지게 하는 나라다. 앞으로 이런 정책의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국민이 나라를 잘 지킬지 참 걱정이다. 검색 결과 블로그가 위에 보여지는 구글이 미국에서 압도적인 검색회사인 걸 생각하면 걱정은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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