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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국노동자대회를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외국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노동자대회 단골인 셈인데 바로 일본노동자들입니다. 올해도 수백명의 일본 노동자들이 한국에 왔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노동자대회 전날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전야제 저녁 같은 분야의 한국노동자들과 어울려 대회장 여기저기서 술잔을 기울이는 일본노동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작년 노동자대회에서 본 일본노동자들의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비가 쏟아져 여기저기서 동요하는 상황에도 일본노동자들은 모두 그대로 자리를 지키며 구호까지 따라하는 열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본 노동자들이 이렇게 자국의 노동자대회도 아닌데 매년 1박2일로 한국의 노동자대회에 참여하고 빗속에서도 집회장을 지킬 정도의 열성을 보여주는 이유는 뭘까? 작년 한일노동자대회에서 만난 JR동노조 일본 측 통역 담당 여자분에게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합니다.


한국의 노동자대회를 보고 한국노동자의 힘이 있는 걸 느낌니다. 일본에서 그렇게 못해요. 광화문 큰 도로를 다 끼고서 그렇게 큰 노동자 대회를 열 수 없어요. 한국노동조합이 힘이 있어서 그럴 수 있어요.  그런 거 일본에서 볼 수 없으니까 일본노동자들이 감격받았다고 하고 그 힘을 받았다고 해요. 6-7년 전부터 청년부를 중심으로 11월 노동자대회에 참여해요. 70년대에 죽은 노동자, 전태일 책도 읽고 와요. 





그렇습니다. 일본노동자들이 매년 한국의 노동자대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한국의 노동운동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일본에선 느낄 수 없는 노동자의 강력한 힘을 한국에서 받아 일본에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노동운동에 관한한 우리가 일본을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알아듣진 못합니다. 그러나 보는 것만으로도 한국 노동자의 힘을 강하게 느끼는 듯 일본노동자들은 노동자대회의 무대 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일본에선 보기 힘든 노동자대회의 모든 장면들이 일본 노동자들에겐 장관으로 느껴졌을 겁니다.





일본 노동자들은 이 장관을 눈으로 카메라로 담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대회에 참여하지 못한 일본 노동자들을 위해 동영상을 찍고 한국 노동자들의 힘찬 몸짓을 찍으려 카메라를 듭니다.

올해 초 일본의 JR동노조에 방문했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그 곳 간부 한 분에게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선 일본을 보라고 합니다. 일본이 어떻게 했는가를 보고 판단하는 한국사람이 많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일본에서 판단의 근거를 찾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노동운동이 일본만이 아닌 아시아를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아시아 노동운동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노동운동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아시아의 노동운동을 선도하기에 일본 노동자들에게 잘하라고 큰소리 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의 노동자대회는 한국만의 것이 아닙니다. 일본 등 아시아 노동자들이 공유하는 아시아의 유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잘만 키워나간다면 노동자대회는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될지도 있습니다. 세계적 축제를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그런데 오히려 세계적 축제의 싹을 키울 생각은 못하고 그 기세를 죽일 궁리만 한다면 정말 바보같은 짓이 아닐까요? 

점점 더 많은 일본 노동자가 오는 것 같습니다. 이주노동자 주점이 전야제 행사에서 가장 붐볐습니다. 대회장에 카메라를 든 서구인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매년 11월에 전세계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모이는 건 정말 가슴벅찬 일 아닙니까? 그게 국익이요 실용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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