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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경주를 다녀왔습니다. 선덕여왕 때문이죠. 드라마에 나온 인물들의 왕릉과 유적들을 실제로 보고 싶었습니다. 네비게이션에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이 입력시켜놓고 자동차로 일박이일을 돌았습니다. 그런데 이동하면서 보니 자전거로 관광지를 돌아디는 사람도 꽤 많이 보였습니다. 유적지 간의 거리가 멀지 않았고 무엇보다 경주가 평지인 분지지형이라 자전거를 타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몇 시간 돌아다니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파란 가을 하늘을 덮어쓰고 시원하게 질주하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만약 차를 안가지고 기차나 버스를 타고 경주에 간다면 어땠을까? 집으로 돌아와 관광했던 유적지를 지도상에서 찾아봤습니다. 유적들은 모두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외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접근 가능했습니다. 경주역에서 내려 자전거로 돌아보는 걸 가정하고 선을 그어보니 주요 유적 7군데를 자전거로 돌아본 직선거리는 14km였습니다. 이동시간은 54분. 이 정도면 자전거로 하루만에 돌아볼만한 거리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돌아본 선덕여왕 유적지를 자전거로 돌아본다고 가정하고 소개합니다. 총 이동시간은 직선 거리보다는 길다는 것과 조금은 헤멜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넉넉잡고 3시간으로 잡고 각 유적지의 관람 포인트와 시간, 점심 시간 등을 고려해서 9시간 정도에 마치는 걸로 해서 선덕여왕 자전거 코스를 설계해보게습니다. 따라 오세요.




먼저 김유신묘입니다. 경주역에서 서쪽으로 2.4km(직선거리)로 떨어진 곳입니다. 




김유신묘는 왕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십이지상이 있습니다. 다른 왕릉보다 잘 단장되어 있다는 인상도 받게 됩니다. 당시 김유신의 권력이 얼마나 컸는가하는 것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그리고 진평왕릉과 선덕여왕릉이 입장료를 받지않았는데 김유신묘는 입장료를 받는다는 것도... 여긴 30분 정도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 다음 남쪽으로 2.2km 떨어진 무열왕릉.




여기서 볼만한 것은 무열왕릉비석입니다. 그런데 몸통인 비석은 없고 이렇게 받침대와 머리 부분만 있습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박물관에서 보니 알겠더군요. 여긴 20분이면 충분.




원래는 이런 모양이었습니다. 저 머리 부분에 무열왕비라고 적힌 글자를 잘 살펴보십시오.




무열왕릉에서 2.8km 떨어진 첨성대. 이날 마침 점검 중이라 이런 흉한 모습만 보고 왔습니다. 이런데도 입장료를 받고 관광객을 들여보내더군요. 그래서 첨성대보다 관광객과 매표하시는 분의 실랑이를 더 흥미있게 관람했습니다. 들어보니 매표원을 나무랄 수가 없었습니다. 매표하시는 분은 경주시로부터 첨성대의 영업권을 사서 장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매표를 못하면 생계에 지장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경주시가 그렇게 어려울까요? 왜 이런 중요한 문화재의 영업권을 개인에게 파는 걸까요? 여긴 20분.




첨성대에서 남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박물관이 나옵니다. 경주에 가면 박물관은 꼭 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길 꼭 가야할 이유가 올해 하나 더 있습니다. 2009년은 박물관 100주년으로 관람료가 무료라는 겁니다.
 



박물관은 다 본 소감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박물관은 꼭 보라'는 것입니다. 4개관으로 구성된 박물관을 돌아보는 시간은 2시간 드립니다. 




드디어 선덕여왕에게 갑니다. 박물관에서 남동쪽으로 1.4km가면 선덕여왕릉이 나옵니다. 여왕을 본 첫 소감은 다른 왕릉에 비해 조금은 초라해보인다는 것입니다. 십이지상도 없고 올라가는 길 주변에 다른 무덤들도 보여 다른 다소 어수선해보입니다. 아마 여왕이 산에 있어 그런 점이 있을 겁니다. 접근하기가 쉽지않아 관리도 허술했을 걸로 생각됩니다.




그래도 송림에 둘러싸인 왕릉의 모습은 운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왕에겐 다른 왕릉과 다른 점이 최근 들어 이렇게 꽃이 항상 놓여있다는 것입니다.

선덕여왕릉은 산에 올라가는 시간과 교감하는 시간 감안해서 40분.




여기서  동쪽으로 1.1km 가면 선덕여왕의 아버지 진평왕릉이 나타납니다. 저도 들은 말인데 유흥준교수가 경주에서 꼭 봐야할 왕릉 중에 하나로 진평왕릉을 꼽았다죠. 저 멀리 보이는 낮으막한 산은 공주 선덕여왕이 묻힌 낭산입니다.




왕릉의 나무가 참 운치있게 자랐습니다. 진평왕릉에서 보이는 낭산과 운치있는 경치를 즐기려면 30분은 필요.




자 이제 마지막 코스 황룡사지&분황사입니다.




황룡사지는 선덕여왕이 세운 신라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황룡사 9층 목탑이 세워진 곳입니다. 지금은 절도 탑도 없고 이렇게 터를 가리키는 표지물만 있습니다.




절이 사라진 곳에 절터를 알려주는 돌들만 보입니다.




황룡사지 절터에 우뚝 서있는 이 당간이 하늘과 어우러져 참 볼만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 곳은 꼭 가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절도 탑도 없지만 그 넓은 흔적만 남은 절터를 바라보고 있으면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넓게 펼쳐진 분지가 한국에선 쉽게 보기 어려운 경치이죠. 인적도 드문 이곳에서 멋진 연인의 멋진 사진도 담을 수 있을 겁니다. 황룡사지는 1시간 강추. 연인과 함께라면 2시간은 필요.




분황사 석탑도 놓쳐선 안되죠.




천년을 견뎌온 돌의 모습 사진에 담아두지 않으면 후히하죠. 분황사는 30분. 

자 이제 관광시간을 계산해보겠습니다.

김유신 30분 + 무열왕 20분 +  첨성대 20분 + 박물관 2시간 +  선덕여왕 40분 + 진평왕 30분 + 황룡사지 1시간 +  분황사 30분 = 5시간 50분

여기에 이동시간 3시간과 식사시간 30분을 더하면 9시간 20분이 되네요. 그렇다면 일몰시간 6시를 감안해서 9시 쯤 경주역에서 관광을 시작하면 자전거로 하루만에 선덕여왕 유적을 다 돌아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좀 더 보고싶은 분은 경주역에서 출발시간을 좀 더 앞당기면 되겠죠. 황룡사지에서 좋은 사진 찍고싶은 연인들이라면 8시 전에 출발하는 게 좋을 듯.

경주역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대여료는 하루 7천원이라고 하는군요.
 
그럼 여행 잘 다녀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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