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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추석 담날 쯤이면 민주공원에서 빠지지않고 꼭 열리는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이주노동자의 축제인 아시아 한마당입니다. 이날 부산 경남 지역의 각국 이주노동자와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루 흥겨운 축제를 벌입니다. 올해도 추석 담날인 10월 4일 아시아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축제라면 역시 먹을 게 빠져선 안되죠. 각국 이주노동자들은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과 노동자에게 자국의 먹거리를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맛보게 했습니다. 덕분에 한 자리에서 잠깐 사이 버마, 방글라데시, 네팔 등 아시아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코너도 빠질 수 없죠. 메인 행사로 이주노동자의 전통 혼례가 있었고 전통의상을 입어보는 코너에선 한국의 혼례의상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베트남 전통 의상을 딸에게 입혀 봤습니다. 옷 입혀주는 분이 셔츠와 바지를 벗고 입으면 더 예쁠텐데 하며 아쉬워하기도.




아이들을 위한 코너도 있습니다. 바닥에 펼쳐놓은 백지에 가족이나 이웃, 친구의 모습을 그리게 하는 코너에 아이들이 잔뜩 달라붙어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시아 각국의 물품을 파는 바자회도 있었는데 여기 가방이 하나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격을 물어보니 2만5천원이랍니다. 다른 것에 비해 많이 비싸다고 하니 중간에 문양을 보여줍니다. 수공예로 만든 아름다운 문양이라고 합니다. 한 번 꽂히니까 어쩔 수 없더군요. 사고 말았습니다.

사놓고 보니 아주 쓸만합니다. 취재 갈 때 딱 알맞는 가방이 없어 불편했는데 이 가방은 크기와 모양이 딱이었습니다. 휴대하기 편하면서 카메라 하나 넣고 이동 중 읽을 잡지와 수첩을 넣기에 알맞은 크기였습니다. 재질이나 디자인도 좋고요.



 
그렇게 축제를 즐기고 있는데 어디선가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렸습니다. 따라가보니 이주노동자들의 노래 한마당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무대에 선 사람들의 노래 실력이 상당한 수준급이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노란 옷을 입은 한 분이 무대로 올라 마이크에 대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똑같은 노란 옷을 입은 외국인들이 무대로 뛰어들었습니다. 금새 무대는 수십명의 노란 옷를 입은 사람으로 가득 찼습니다.




흥겨운 노래가 나오자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 놓인 모금통으로 사람들이 오가며 돈을 집어넣기 시작했습니다.




모금함에 돈이 들어갈 때마다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의 몸사위는 더 흥겨워졌습니다.




이주 노동자 한국인 가릴 것 없이 모금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그들이 부른 노래의 가사는 딱 한 문장이었습니다.

"WE ARE FAMALY"

이 한 문장이 십여분 넘게 무대에서 울려퍼졌고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모금함에 돈을 넣었습니다.




노란 옷을 입은 이 분들은 필리핀인들입니다.




이 분들이 하고 있는 모금은 태풍 피해를 입은 고국의 동포를 위한 것입니다.




이 분들의 열정적인 춤 앞에서 모금함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더군요. 저도 지갑에 있는 오천원 지폐 한 장을 꺼내 모금함에 넣었습니다. 그러고나자 이분들의 춤이 더 흥겨워졌습니다.
 
필리핀 분들이 성금모금이란 이렇게 하는 거라는 걸 우리에게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필리핀인들이 모금 문화에선 우리보다 선진적이라는 생각이. 아무쪼록 한국에서 보낸 성금이 태풍 피해 입으신 분들에게 유용하게 쓰였으면 합니다.

내년에도 필리핀 분들의 흥겨운 춤 기대합니다. 물론 태풍을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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