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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대학에서 연달아 자리를 잃었다. 여섯개의 재판과 소송이 그를 겨누고 있다. 진중권 교수가 현재 처한 상황이다.

직장을 잃은 것도 힘든 상황에서 소송과 재판까지 대처해야 한다. 한 사람이 한 순간에 이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이땅에서 별일없이 살긴 힘들다. 한 사람이 견뎌내기엔 너무나 큰 탄압이다. 도저히 감당이 불감당이다.

불감당이면 떠야 한다. 직장을 구할 길이 없고 말만하면 소송과 재판이 들어오는 땅에서 어떻게 산단 말인가. 진중권 교수는 이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

이민을 가라는 건가? 갈 수 있으면 가도 된다. 그러나 소송이 걸린 상태에서 그에게 이 땅이 순순히 문을 열어줄지 의문이다. 

보내준다 해도 그렇다. 논란의 와중에서 떠나게 되면 도망간다는 의심까지 보태져서 억울한데다 손가락질까지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선택의 폭이 좁다. 떠나고 싶은데 이민은 곤란하다. 그럼 남은 건 하나다. 망명이다.


망명 [亡命, refuge]

일반적으로 본국에서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박해 혹은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국에 보호를 요청하는 행위.
그중에서도 정치상의 이유로 타국에 도피하는 사람을 정치망명자라고 한다. 국민국가에서 개인은 원칙적으로 어느 한 국가에 속하며 그 속인적(屬人的) 관할하에 있다. 이때문에 정치적·종교적 신조(信條)의 차이로 인해 박해를 받는다든가 하는 경우 타국으로 도피하여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생긴다. (전략)
전쟁·혁명·동란·쿠데타·독재정권 등이 발생할 때 대량의 망명자가 생긴다.


그런데 진중권 교수가 망명의 요건을 갖추고 있을까? 확실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상당한 정황은 있다.

진중권 교수는 영향력있는 논객이다. 현 정부는 그와 이념상 차이가 많은 정권이다. 당연히 그는 이 정권에 대한 비판에 앞장섰다. 그러자 이 정권 들어와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친정부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사람들과의 재판이 벌어졌다. 강의하던 대학들은 갑자기 그의 강의를 취소하기 시작했다.

어디로부터 나온 건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박해가 아니라하면 곤란하다. 거대한 기관을 상대로한 개인이 그 박해의 의도성과 근원을 증명할 수는 없다. 출처가 정황으로 인정되지않는다면 대부분의 망명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두려움도 망명의 요건 중 하나이다. 지금 진중권 교수에게 이 사회가 쏟아내는 탄압은 진중권 교수 뿐 아니라 다른 지식인들에게도 두려움을 안기고 있다. 

요건은 충분한데 판단이 문제다. 망명을 접수한 국가가 외교와 인권 사이에서 어떤 판단을 하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다. 

만약 진중권 교수의 망명을 접수한 해당 국가가 망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의 국가 인권위의 등급이 낮아졌고 촘스키 교수도 자신의 책이 국방부로부터 금서로 지정된 걸 알고 있는 것처럼 이미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는 세계의 지식인들에게 많이 인지되고 있는 상태이다. 유럽의 국가라면 자국의  지식인들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어쩌면 국가적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문제이다. 해당 국가에 대한 국내 시민 여론도 좋지 않을 것이다.

망명을 한 진중권 교수는 더 영향력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 그의 말을 더 많은 사람이 듣게 된다. 젊은 네티즌 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귀에도 그의 말이 들릴 것이다. 그의 말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도 향하게 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망명으로 세계적 네트웍을 만든 것처럼 진중권에게도 망명은 그런 기회를 제공할지 모른다.

이 말은 1%만 진중권 교수에게 하는 말이다. 99%는 그에 대한 탄압을 쏟아내고 있는 이 사회에 해주는 말이다.

사람을 죽음으로도 내모는데 망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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