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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대학생님의 인터뷰 3번째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촛불대학생님은 질문 하나하나에 너무나 정성들인 답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전의 인터뷰와 다르게 2편으로 기사로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또 한 편이 더 늘어나게 된 것은 인터뷰 마지막에 덧붙여준 고등학교 3학년 때 졸업앨범에 얽힌 사연 때문입니다. 촛불대학생님은 당시 별 생각없이 넘어간 이 사건이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그 울림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왜 그럴까요? 2년 전 겪었던 졸업앨범과 이명박 정부와는 무슨 상관이 있길래. 군사부일체라는 선생님은 또 왜 제자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을까요? 

사연을 다 읽어본 제 감상을 미리 남겨봅니다. 촛불대학생님 같은 경험 저도 살아오면서 몇번을 겪엇습니다. 그래서 촛불대학생님의 이야기에 저도 깊은 울림을 느낌니다. 그러면서 또 촛불대학생님은 저와 다른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게는 사실을 알려주고 고개숙이는 선생님이 없었습니다. 선생님의 진심을 볼 수 있었던 촛불대학생님이 저는 좀 부럽기도 합니다. 그 선생님이 있기에 오늘의 행동하는 촛불대학생님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선생님들이 당장 바꾸지는 못하지만 미래의 어느날 촛불대학생님이 느낀 그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촛불대학생님의 메일 내용 그대로 올려드립니다. 격한 감정의 표현은 조금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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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 3학년일때 전교조 교사이신 제 담임께서 졸업앨범 제작위원회의 대표가 되어 다른 3학년 담임들과 함께 앨범을 만들 사진작가를 수소문 했습니다.

덕분에 가격도 싸고 품질도 좋은 사진작가를 찾아서 그 작가에게 앨범을 만들자고 교장에게 건의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교장이 무조건 작년 사진작가가 아니면 절대 안된다고 반대를 했습니다.

제 담임과 다른 샘들이 추천한 사진작가는 실력도 좋고 가격도 4만원 정도로 받는데 반해, 작년앨범 만든 작가는 실력은 개떡에 앨범을 5만5천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저희 담임은 교장과 치열한 언쟁을 벌이신 끝에 학생들이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앨범에 투표하여 가장 많은 표를 받는 앨범의 작가가 앨범을 만들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후보 앨범들은 복도에 게시되고, 각 학급마다 학생들이 돌아가며 볼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이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선거결과, 500명의 고3학생들은 저희 담임 선생님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 앨범에 가장 많이 투표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교장이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개떡같은 실력과 비싼 가격의 작가에게 앨범을 의뢰하였고 비싸고 품질 더러운 앨범으로 결정되어버렸습니다. 졸업식날, 이 개떡같은 앨범을 받습니다.

학생들의 뜻은 무시 당하고, 교장을 저지하지 못한 그 날, 제 담임 선생님은 종례 때 저희 학우들에게 허리를 숙이시며 한 마디의 사과를 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의 뜻을 지켜드리지 못하여 정말 미안합니다."

 사실 진짜로 사과해야 할 쪽은 입시라는 이유로 우리들을 위해 고독하고 힘들게 싸우셨던 담임선생님을 응원하지 않고 방관만 했던 저희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저는 "내년에 대학가면 이 빌어먹을 학교도, 이런 *같은 상황도 모두모두 굿바이다!!"하면서 무관심하게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2008년 2월 8일. 저는 3년내내 짜증만 내던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좋은 세상을 기대했는데.... 같은 달에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취임합니다ㅡㅡ;;

앨범 사건은 이명박 독재의 서곡이 되어버렸고 진정한, 본격적으로 리얼 'MB지옥'이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진행중입니다. orz

제가 왜 갑자기 고3 앨범 애기를 하냐고 물으실겁니다. 제가 왜 좋은 추억도 아닌 재미없고 짜증나는 앨범 애기를 했을까요?

현 시국과 비슷해서? 앨범을 밀어부친 교장 때문에? 아니면 고3때 학생들의 권리를 위해 교장을 상대로 고독한 싸움을 하시던 선생님을 방관만 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모두 맞습니다. 고3때(2007년)나 작년이나 지금이나 현실은 시궁창이고, 학생 무시하는 교장이나, 대입이 우선! 이라며 선생님을 보지 않았던 죄책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명문대에 진학하여 출세하여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라는 쓰레기 정신으로 진실을 알고도 무시하고 침묵했던 당시의 제 자신이 지금 너무나 부끄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런 세상이 이렇게 된게 어쩌면 하늘이 저보고 반성을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명박이 08년도에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나라가 이런 상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저도 시국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세상에 그냥 익숙해져가며 그냥 세월따라 흐르듯이 옳지 못함을 보고 입을 다물며 살다가 인생을 끝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인제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 나섰고 역설적으로 이인제 덕분에 당선까지 갔듯이 저도 역설적으로 이명박 덕분에 눈을 떴다고 봐야 될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이 저를 눈뜨게 해준 스승은 아닙니다. 원인 제공자 정도로 볼 수 있겠군요.

제 눈을 진정으로 뜨게 해준 것은 잘못 되가는 시국에 비가 와도, 폭력진압을 당해도, 물대포를 맞아도 촛불을 들며 올바른 세상을 꿈꾸며 연대를 하셨던 국민 여러분들이셨습니다.

마지막 한 마디를 하며 저의 긴 이야기를 끝내겠습니다. 
 

제 평생의 스승은 국민 여러분입니다.

* 촛불대학생님의 이야기 한 편이 더 남았습니다. 그외 하시고 싶은 얘기 해달라고 했는데 촛불대학생님이 거기에 고등학교 때의 긴 사연을 보내셨습니다. 이 얘기는 아무래도 따로 보내야할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 촛불대학생님이 겪은 학교의 문제에 대한 얘기를 풀겠습니다.

* 정치적으로 변심한 분들을 찾습니다. 보수적 정치인식을 가졌거나 지역주의에 갖힌 정치적 인식에 있다 탈피한 사람들을 찾습니다. 당신의 변심을 얘기해주십시오. 영남사람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보수에서 진보로 변한 분들이라면 됩니다. 당신의 그 극적인 정치적 변화를 듣고 싶습니다. 메일 주십시오. 가까운 지역은 대면 인터뷰도 가능합니다. 여긴 부산입니다. po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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