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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엄지손가락입니다. 손톱 반에 꺼먼 피멍이 들었습니다. 정말 아팠겠죠. 

 



이게 참 웃기게 다쳤습니다. 지난 6월 28일(일요일) 집안에서 비석을 하나 세웠습니다. 더운 날씨에 그 무거운 비석을 세우느라 두 시간 정도 땀을 뺐습니다. 일을 다 끝내고 나니 온몸에 진이 다 빠진 느낌이더군요. 맥이 다 풀린 몸으로 차에서 내려 문을 닫는데 갑자기 온 몸에 전기가 삐릿삐릿 오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습니까. 왼손으로 닫은 차 문에 제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끼었습니다. 갖다 대놓고 닫아도 그럴 수가 없는데 이거 더위에 지쳐 몸과 팔이 완전히 따로 놀았던 겁니다.

 


 

엄청난 고통이었습니다. 손가락을 차문에서 뺄 수가 없었습니다. 제대로 찡겼습니다. 아픈데 비명도 지를 수 없었습니다. 일단 손가락을 빼놓고 뭘해도 해야할 판이었습니다. 차문고리를 잡아당겼습니다. 열리지 않습니다. 제 차는 바깥에서 잠그는 열쇠가 고장났습니다. 차 안에서 도어락을 닫고 내린 것입니다. 찡긴 손가락을 통해 고통이 계속 전해져 왔습니다. 온몸이 고통으로 저릿했습니다. 

 

 

왼쪽 손으로 열쇠를 뒤졌습니다. 먼저 왼쪽 주머니. 열쇠가 없습니다. 손을 빼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겼습니다. 열쇠가 잡힙니다.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옷이 꽉 끼어 손이 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손을 구겨넣고 손가락 끝으로 열쇠를 집게처럼 잡았습니다. 천천히 들어올렸습니다. 열쇠를 바로 잡고 차문에 밀어넣고 돌렸습니다. 그리고 차문고리를 잡아 당겼습니다. 엄지손가락이 빠졌습니다.

엄지손가락을 들어서 보았습니다. 눌려져서 반만해졌습니다. 손가락엔 전체적으로 뻘건 피멍이 들었습니다. 고통이 너무 크니까 오히려 초연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엄지손가락이 꼭 제 손가락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다친 엄지손가락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여기저기를 관찰을 하는 것입니다. 고통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뇌의 작용일까요?

가끔 잘못해서 혀를 깨물곤 하는데 그때마다 누구에게 화낼 수도 없는 상황에 혼자 약이 올라 막 짜증을 내며 날뛴적이 있습니다.(두번 연달아 깨물고나니 안그럴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이번 상황엔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차문에 갖혀 위기에 처한 엄지손가락을 침착하게 구한 내 자신이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와 함께 만약 차열쇠를 차에 두고내렸거나 잘못해서 차에서 떨어진 곳에 흘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간혹 차 열쇠를 차에 두고 내리거나 하기 때문에 이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참 별 희안한 일을 다 당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한번은 당해봐도 안될까 생각이 들었.... ^^;; 으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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