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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다가 목격한 장면입니다.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두 남자가 지하철객차 중간에 서더니 가방에서 성경책을 꺼냅니다. 둘 다 젊었습니다. 한 사람은 40대 초반 쯤 되보이고 다른 사람은 30대 중초반 정도로 보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아주 멀쩡하고 말쑥한 사람들입니다. 성경을 손에 펼치더니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읽기 시작합니다.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그건 이런 사람들이 항상 그렇듯이 통보에 가까웠습니다. 선교를 시작하니 알고있으라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날 이분들의 선교는 순탄치 못했습니다. 지하철에 성경구절이 떠들어지자 곧 짜증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분들 바로 앞에서 듣고 있던 건장한 아저씨 한분이 먼저 시작했습니다. 성질 죽인 듯한 목소리로 왜 이밤까지 소란이냐며 낮고 분명한 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두 사람 중 나이가 좀 더 들어보이는 사람이 힐끔 처다보더니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던지고서는 계속해서 성경구절을 읽었습니다. 좀 있더니 오른쪽 자리 끝부분의 아저씨 한 분이 또 이분들에게 그만두라는 투의 얘기를 했습니다. 이분은 같은 기독교인으로 보였습니다. 성경의 어느 구절을 읽어보라며 거기에 이런 식으로 선교하라고 되어있느냐며 따졌습니다. 지하철선교가 성경을 따르지 않는 행동이라는 말에 두 사람이 움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성경을 읽었습니다. 읽는 동안 항의하는 승객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몇번 내뱉고서는 결국 두 사람은 자신들이 목표했던 성경구절을 모두 읽고 인사를 하고 지하철을 내렸습니다. 두사람은 승객들의 비난에 으례 그려려니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에겐 어떤 비판이 통할까? 우리가 이들에게 우리 사회의 가치를 들이대면 그들은 속으로 그들의 신을 찾을 것입니다. 아마 그들은 "이들이 당신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고 신의 말씀에 그 책임을 돌릴 것입니다. 이들에게 인간세상의 가치와 규범은 신의 말씀 그 다음입니다. 이들은 우리의 말이 듣기 싫다면 신의 말씀과 틀리다는 말로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도대체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신을 망신줘야 할까요? 그냥 포기할까요?

예전엔 이런 사람들 보고 그러려니했습니다. 그냥 저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거지 하며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사람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습니다. 그들을 보면 속에서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맘이 막 치밉니다. 모르는 사람 같지 않아보이지않고 내 일처럼 속이 터집니다. 왜그럴까요?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이 하고싶은 말만하고 떠나는 그들의 모습은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명박대통령과 이들은 같은 종교를 믿고있고 보여지는 행태도 비슷합니다. 그러니 이들에게서 이명박대통령을 떠올려지게 됩니다. 이날 지하철에서 이분들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친 사람들도 혹시 저랑 같은 맘이어서 그랬던 걸까요? 

기독교가 문제일까요 이명박대통령이 문제일까요? 대통령의 종교에 문제의 씨앗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선 억울하겠지만 독실한 기독교인 대통령이 기독교인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되었기 때문에 이런 혐의는 앞으로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보입니다.

수고스럽지만 기독교인들이 좀 해명을 하고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안그러면 기독교까지 같이 덮어쓸 수 있으닊요. 지하철에서 본 여론이 장난이 아닌 듯 합니다. 부산인데도 여론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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