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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지도가 좀 올랐다고 한다. 그래선지 조문정국에서 몸을 사리던 한나라당 사람들이 거친 말들을 내뱉기 시작하고 있다. 조만간 노무현에 대해서도 싸가지 없는 얘기가 한 판 터져나올지도 모르겠다.

이런 지지율 회복은 한나라당 사람들 아니더라도 누구나 예상을 할 수 있었다. 2004년 전국민적 탄핵역풍 속에서도 한나라당은 100석이 넘는 의석을 얻어낸 바 있다. 정치적으로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빠졌던 한나라당 지지율은 이내 다시 탄력을 받아 올라왔다. 이런 놀라운 지지율 회복력은 한나라당 사람들로 하여금 왠만큼 추악한 짓을 저질러도 당당함을 잃지않는 자세를 가지게 만들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리듬이다. 끊어질 듯 하면서 다시 살아난다. 그러나 정당은 권력을 목표로 한다. 리듬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 리듬에 추세가 실려야 한다.

주식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추세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락장에서 반짝 상승에 아주 큰 기대를 건다. 조금만 만회하면 그 때 빼겠다며 기다린다. 그러나 올라올 듯 하던 주식은 다시 떨어진다. 일어날 듯 하면서 다시 빠지는 계단형 하락을이 하락장의 특징이다. 주식의 오르고 내리는 리듬에 취해 추세를 보지 못한 투자자는 결국 주식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진다. 

한나라당을 보면 이런 주식투자자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지금 지지율 리듬에 빠져있다. 연이어 터지는 정치적 타격이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 회복되는 지지율을 보고 안도한다. 지지율의 탄력은 판이 뒤엎어지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한나라당 사람들 마음을 놓게 만든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다음 리듬을 기다리고 '그렇지' 하며 안도하는 순간 추세는 점점 한나라당에게서 멀어져 간다. 

물론 한나라당이 그 추세를 못보는 건 아니다. 추세를 보고 불안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제는 한나라당에서 그 추세에 대한 동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력은 추세에 대한 동의를 어렵게 한다. 그들 내부에서도 권력을 가진 자들은 추세를 들먹이는 자들을 의심하고 추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 할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의 구성원들은 추세에 대한 동의를 포기한 채 주도세력은 리듬에 빠져 자위하고 추세를 걱정하는 자들은 안타까이 바라보며 자기가 틀리기만을 바라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한나라당이 정치적 타격을 받더라도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별 영향이 없을 수 있다. 한나라당을 앞서는 정당이 집권 내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야당들의 지지도 상승 제한은 한나라당의 맘을 놓게 할 것이다. 그러나 표면적인 정당지지율이 별 움직임을 안보이는 사이 그 아래에선 반한나라당 정서가 점점 강화되고 조직되고 있다. 정당지지율에 현혹된 한나라당은 이 무서운 변화를 잘 읽을 수 없을 것이다. 30%가 한나라당을 마취시키는 사이 나머지 70%는 조직될 것이다. 지지율 리듬에 취한 한나라당은 이렇게 골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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