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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이 오열하고 있는 아래 사진은 2006년 8월27일 청와대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날 대선 당시 희망돼지사건으로 기소된 50여명의 노사모와 국참 회원들이 선거가 끝난 지 3년반만에 처음으로 청와대에 초청받아 노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희망돼지기소대책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대통령의 바로 오른쪽에 앉았던 분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노사모홈페이지에 털어놓은 이 사진에 얽힌 얘기는 이렇다.


 
오찬은 대통령의 환영사와 나의 답사, 그리고 대통령께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씀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답사 내용이다.


"참 와보고 싶었습니다
참 만나보기 원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분, 우리가 지지하는 분이 일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불가능해보였던 승리를 쟁취했던 그 날로부터 한참 지나 이제야 오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은 정말 부패없는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셨던 분들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대접받기 원치 않았고 보상을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한가지
대통령님(노짱님)의 성공과 우리의 승리입니다
낡은 시대의 유물을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것
우리 사회가 더 진보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우리가 다시 승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는 노짱님에게 새로운 용기를 드리러 왔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을 대표해서 말씀드립니다
힘내십시오. 사랑합니다"
 
이 말이 끝나자 대통령께서 손수건을 꺼내기 시작했고 장내는 이내 울음바다로 변해갔다.

http://no18.nosamo.org/center/center_view.asp?PNUMBER=05310900000601223548



임기 중에도 자신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 노무현대통령은 참 많이 아팠을 것이다. 대통령의 권력으로 그들을 구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와 맞지 않았다. 노무현은 자신을 온몸으로 지지해준 지지자들의 고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눈물 흘려 그들의 고통을 뼈속 깊이 새기는 것 외엔 노무현이 지지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런 노무현을 이해하고 여전히 믿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노무현의 눈물은 더 컸을 것이다.

어느 지인은 노대통령 수사가 한창일 때 매일 우는 게 일이었다고 한다.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의 가치를 믿고 뛰어다닌 사람들이 매일밤 울음으로 지샌다는 걸 노무현은 알았을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또 찢어졌을 것이다. 도대체 이 사람들을 위해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그날 청와대오찬처럼 속으로 많은 밤 울었을 것이다.

그러나 퇴임 후 노무현은 눈물도 줄 수 없었다. 검찰과 언론에 의해 난도질 당해 좀도둑이 되고 아내를 팔아먹는 파렴치범이 된 노무현은 눈물에 진정성을 싣는 것 마저 차단당했다. 눈물마저 의미를 잃어버린 노무현에게 남은 건 몸 뿐이었다. 노무현은 아마 그래서 죽음을 결심했을 것이다. 울음도 줄 게 없는 노무현은 이제 자신의 몸을 그들에게 던져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오래된 생각이라고 했을 것이다.

이 사진을 보면 노대통령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 노무현이라고 하겠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직함이 노무현의 가치를 제한하는 느낌입니다. 노무현은 노무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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