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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동안 포스팅이 뜸했죠?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5월31일 부산을 출발해서 6월3일 도착했습니다. 놀러간 건 아닙니다. 일종의 출장개념입니다. 출장이라고 말하지 않고 출장개념이라고 말하는 건 회사의 업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제 돈 들여 놀러간 것도 아니라. 자세하 말하긴 좀 일러서... 포스팅 보시면서 얘가 뭐 땜에 갔나 짐작해주시면 감사~~




5월31일 오전 8시 김해공항에서 출발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본 부산의 모습입니다. 위로 걸려있는 저 섬은 영도입니다. 지도에서 본 그대로네요.




JAL이다 보니 비행기에 한국신문은 보이지 않고 일본신문만 있었습다. 날짜는 5월30일자. 오전 8시 부산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니 오늘자 신문을 넣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자리에 앉아 신문을 펼쳐들었는데 노무현대통령 영결식 소식이 1면에 나왔습니다. 제호를 보니 아사히입니다. 아사히가 좀 친한파적이라서 그럴까? 제주도보단 더 멀거라고 생각하고 신문을 몇개 더 들고 탔습니다. 바로 아사히를 제껴두고 다른 신문도 펼쳐보았습니다.




마이니치입니다. 여기도 노무현대통령영결식 소식이 1면에 나왔습니다.




스포츠신문도 한 부 가져왔습니다. 여긴 1면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신문의 주요 면 중 하나인 제일 뒷면입니다. 이 정도면 노무현대통령 영결식 소식이 꽤 비중있게 다뤄졌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일간지는 물론이고 스포츠신문도 주요하게 다룬 걸 보니 노대통령서거에 대해 일본에서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전 이른 비행기다 보니 승객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선지 승객들이 조금만 불편한 모습을 보여도 승무원들이 달려와서 상태를 살피곤 했습니다. 말을 붙여볼만했습니다. 노대통령서거에 대해 일본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했는데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다가온 스튜디어스에게 노대통령서거소식이 표지에 실린 한겨레21을 보여주며 알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슬픈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한국에선 노무현대통령의 죽음이 자살보다 타살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눈을 둥그렇게 뜨며 나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반문했습니다.( do you think so?)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일본인들은 전직대통령이 자살했다는 것에 관심이 있을 뿐 그 내용은 잘 알고있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준 일본스튜디어디스가 고마워 노대통령서거 소식을 다룬 한겨레21을 기념으로 주었습니다. 한국에서 매진된 잡지라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진짜 가져도 되냐며 정말 좋아했습니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사진을 부탁하자 근조 느낌을 살린 한겨레21을 들고 브이자 포즈까지 취했습니다. 매진된 잡지를 기념물로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내게 보여주려는 일본스튜디어스에게 브이자를 내리라고 하긴 뭐했습니다. 




내가 준 한겨레21을 일본승무원들끼리 표지라도 돌려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글을 알진 못하겠지만 한겨레21에 실린 기사들의 분위기와 사진들 속에서 일본인들이 노대통령서거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길 바라고 건넸습니다. 일본인들이 노대통령을 검찰수사받다 자살한 대통령이 아닌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상시키다 벽에 부딪쳐 온몸으로 저항했던 정치인으로 이해하고 존경하는 마음도 가져주길 바랬습니다. 

한일양국의 자본과 정치는 서로 양국의 정치인과 기업가를 추켜세우며 강한 연대의식을 쌓아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자본가와 정치인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본의 위인을 보여주며 민중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 나라 민중은 자본과 정치가 벌이는 쇼에 따라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한일 양국의 민중도 자본과 권력자들처럼 공통의 위인으로 가치를 공유하게 되면 강한 연대의 힘으로 양국의 자본과 권력에 맞설 수 있을 것입니다.

노대통령은 한일양국이 공통의 정치위인으로 받아들이는데 부족함이 없어보입니다. 평생을 흔들림없이 자신이 주장하는 가치를 이루기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최고의 위치인 대통령에 올라서서 기득권의 벽을 온몸으로 저항하다 산화했습니다. 노대통령만큼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상징은 한일 양국에서 찾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노대통령을 한일 양국민중의 위인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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