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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7시30분 부산의 교육대학교 참빛관에서 독립영화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상영된 작품은 2008년 5월부터 있었던 부산의 촛불을 30분으로 편집한 '촛불은 미래다'라는 다큐입니다. 부산의 독립영화단체인 평상필름이 만들었고 부산의 촛불시민들이 출연한 영화입니다. 이날 상영관인 참빛관엔 약 40여 명의 시민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모였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군데군데서 가벼운 웃음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영화 속에서 자신이나 지인의 모습을 발견한 것입니다. 지역의 촛불을 다룬 영화니 가능한 웃음이었습니다. 작년 5, 6월 왠만한 촛불은 빠지지않고 참석해서 블로그에 올렸던 저도 기억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촛불배후가 바로 자신이라며 딸과 함께 나왔던 아버지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었고 서면대로에서 촛불침묵시위를 했던 일도 생각났습니다.



영화가 끝나고나서 촛불시민들의 촛불 이후의 소식도 여담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레이션을 한 여학생은 작년 고3의 나이로 촛불을 들었던 학생인데 올해 대학에 입학해서 영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여고에서 가르치는 선생님 한 분은 자신의 학교 촛불여고생들은 지금 고3이 되어 대학준비하기 바쁘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부산촛불의 사회자로 큰 인기를 끌었던 부산대학생은 지금 부산대총학생이자 한대련의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9시경 인근 국밥집에서 뒤풀이를 가졌습니다. 여기서 평상필름 권용협대표에게 영화에 대해 좀 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5월 3일 경 촛불을 찍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부턴 촛불촬영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7명의 감독들이 돌아가면서 촛불을 찍었고 그렇게 영상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촛불다큐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권대표는 서울의 촛불장면만 나오고 부산의 촛불은 잘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던 마음이 부산촛불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게된 동기가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87년 6.10항쟁도 미디어에서 서울 위주로 소개되는데 촛불도 그렇게 되게 내버려 두고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서울의 시청이나 청계천광장이 아닌 동보서적과 태화쇼핑앞에서 촛불이 타오르는 영상이 부산시민인 내게 낳설게 느껴지는 걸 부인할 수 없습니다. 평상필름은 바로 이와같은 지역민에게 지역 이슈가 소외당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부산지역의 촛불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게 된 겁니다.

현재 촛불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건 하나가 있다고 합니다. 그 영화는 촛불이 시작된 날의 하루를 긴박감있게 다룬 영화라고 합니다. 그러나 '촛불은 미래다'처럼 촛불의 전 과정을 남긴 다큐는 평상필름이 처음일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역의 촛불을 다룬 다큐도 부산이 처음입니다.

평상필름의 '촛불은 미래다'는 촛불보다 지역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은 영화입니다. 촛불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지만 그보다 우리 지역의 눈에 익은 장면과 모습이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촛불시민들이 영화를 보면서 손으로 가리키며 킥킥대는 모습은 이 영화가 부산을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지역 미디어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많아지면 지역민들은 미디어에 반영된 모습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 자신감은 중앙의존에서 탈피하려는 지역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겁니다.

평상필름은 이 촛불다큐멘터리와 네티즌의 사진을 엮어 시디로 제작해서 배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부산의 미디어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됩니다.


평상필름의 '촛불은 미래다'의 예고편입니다. 즐감하세요.



 


평상필름은 5월27일 교대앞에서 한번 더 시사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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