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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의 초등학교에 입학식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좀 특이하죠. 그냥 '입학식에 가다'가 아니라 '블로거 입학식에 가다'입니다. 제가 블로거라서 그런 제목을 붙였다면 좀 싸구려제목이겠죠. 제목에 블로거를 쓴 건 '자격'이 아니라 '시각'과 관련 있습니다. 보통 초등학교입학식은 처음으로 학부모가 된 감회에 젖어 바라보게 되는데 그런 학부모의 시각이 아닌 자유롭고 장난기 어린 블로거의 시각으로 입학식을 함 봐보자는 의도입니다. 작년에 첫째를 입학시켜 그런 감상에선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블로거의 시각 첫번째는 득템입니다. 수첩이라도 하나 받아야 행사 다녀온 인증샷을 날립니다. 챙기는 거 많으면 좋은 행사고 없으면 나쁜행사, 뭐 그런거죠 ㅋㅋ. 초등학교 입학식은 정말 좋은 행사였습니다. 정문부터 아이템을 나눠주려고 십수명의 천사들이 줄지어 섰습니다. 그 득템의 터널을 통과하니 산처럼 쌓였습니다.




득템 대박이었습니다. 장바구니, 공책 4권, 물티슈, 연필, 연필깍기, 초코파이, 총 9개를 득템했습니다. 애가 없으니까 안주더군요. 그래서 애를 한번 더 돌릴까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순수 득템만 빼고 남은 찌라시들입니다. 음~ 득템이 많은 만큼 처리비용도 증가하는군요. 득템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나중에 학교에서 또 나옵니다. 





그런데 오늘 날씨가 좀 희안하더군요. 하늘은 맑은데 비가 옵니다. 이런 날 호랑이 장가간다고 하죠. 오른쪽 저 구름이 지나가면서 흩뿌리고 갔는가 봅니다.




현관 앞에 있는 반 배정표입니다. 이번 1학년은 총 6개반인데 둘째의 반은 6반이었습니다. 근데 이럴수가 여자가 남자보다 3명이 적습니다. 여자를 100으로 볼 때 남자가 120명 정도 된다는 겁니다. 여자 아이들이 적다더니 이 정도일줄이야. 둘째 장가보낼 걱정에 침울. 구준표가 금잔디에게 매달리는 이유는 여자가 부족해서일지도.


 


학교에선 실내화를 신는데 방문객에겐 이런 걸 주더군요. 이걸 발에 쓰고 다니는 겁니다. 쓰고난 사람들 발 옆에 보이시죠.




콜렉트콜 전화기가 학교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첫째가 학교에서 집에 전화할 때 이 전화기로 하는군요.




드디어 입학식장. 앞에는 1학년 신입생이 안고 뒤에는 6학년 언니들이 섰습니다.




빨리 끝나는 행사가 가장 좋은 행사입니다. 행사순서를 찾아봤는데 교장선생님 인사말씀만 견디면 크게 어려울 건 없어보입니다. 근데 교장선생님이 인사말씀을 간단히 하셨습니다. 소개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다른 순서로 넘어가 있었습니다. 그 순간 아이를 둘 맡긴 학교에 호감이 생겼습니다.




1학년 6개반 담임선생님을 소개하는데 모두 여자선생님이었습니다. 단상 왼쪽은 학부모회에서 나오신 분들인데 이분들도 모두 여자분. 오른쪽 입학식 사회를 보시는 선생님도 여자. 학교 관계자로 앞에 나온 사람들 중엔 교장선생님 빼고 모두 여자였습니다. 거기다 학부모까지 대부분 엄마들. 학교는 여성공화국?




뒤에 서있던 6학년 선생님들 중엔 남자선생님이 두 분 계셨습니다. 고학년이라 남자선생님들을 배당했는데도 그게 2명 뿐이군요. 

누군가는 여선생님이 대부분인 학교가 아이들을 여성화시키지 않느냐 걱정하기도 하는데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남성위주의 권위적인 한국사회에서 초등학교 여선생님들이 그런 분위기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남성역할과 권위를 배울 기회는 학교가 아니라도 많습니다. 




아이들이 태극기를 향해 손을 올리며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입니다. 오늘 입학한 귀엽고 해맑은 아이들이 국민의례를 하는 걸 보니 맘이 좀 편치않더군요. 과연 국가가 이렇게 맹목적으로 충성을 바쳐야할 대상일까요? 국가에 대한 충성을 구성원 개인 스스로 판단하면 안되나요? 항상 가진 의문이지만 요즘 들어서 그런 의문이 더 많이 듭니다. 그만 합시다. 애들 입학식인데 정치적 상념은 일단 접고.




6학년 언니들이 신입생에게 연습장을 나눠줬습니다. 애들 흔들며 좋아라하네요.




이녀석은 어디든 처음가면 좀 긴장합니다. 공책을 받고나니 좀 풀린 모습이죠. 앗싸 또 득템.




담임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갔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 한명씩 부르고 안아주더군요. 




복도에 붙은 흑판지우개털이. 거기 적힌 거 보세요. "청소당번" ㅋㅋ. 이제 당번의 역사가 시작된다. 

당번! 물!





자 오늘의 메인득템입니다. 이걸로 3월 한달을 공부한다는군요.





뒤에보니 스티커도 있습니다. 이건 우리시대 개념으로는 교과서가 아니라 놀이장이죠. 요즘 애들 참 재밌게 배우네요.

이제 애들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래도 내년 3월2일에도 초등학교 앞에 가볼 생각입니다. 귀여운 애들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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