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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망상, 정치가 현실


경제와 정치 둘 중 어느 게 더 중요할까? 아마 십중팔구는 경제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는 경제가 잘 돌아가도록 보좌하는 역할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건 틀렸다. 단언컨데 정치가 경제보다 더 중요하다. 이건 사실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인간은 정치적 인간이다. 정치는 우리 삶의 기본 중에 기본이다. 정치가 경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 높일 필요도 없는 것이다. 우리가 경제가 정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 자본의 정치적인 영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2001년 우고차베스가 저명한 사회학자 마르타 하르네케르와의 대담을 보면 정치와 경제와의 관계에 대해 아주 명쾌한 설명이 나온다. 이 대담에서 차베스는 군인출신답게 정치와 경제의 역전된 관계를 기마부대와 포병의 관계로 설명한다. 차베스는 앞에 서야할 기마부대(정치)가 뒤에 서고 뒤에 서야할 포병부대(경제)가 앞에선 기형적 장면이 오늘날 신자유주의를 따르고 있는 국가들의 모습이라고 얘기한다.


내가 제안하는 첫번째 요소는 각국이 기마부대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당신도 알겠지만, 전쟁에서 기마부대는 최전선에 위치합니다. 기마부대를 후방에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후방에 위치하는 것은 육중한 캐논 포를 멀리 쏘아댈 수 있는 포병부대이지요. 경제는 포병부대의 가치가 있으며, 정치는 기마부대의 가치가 있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신자유주의적 모델이 추진된 결과로 말은 후방에 있고, 크고 작은 대포가 앞에 나와있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바꾸어야 합니다. 우리는 정치적인 영역을 다시 되찾아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정치가 앞장서야 할까? 정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논리로는 절대 풀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정치인들은 경제의 뒤로 물러서서 이런 정치적인 문제들을 방치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 문제다. 


베네수엘라 바로 옆에 있는 트리니다드토바고도 액화가스의 주요 생산국입니다. 이 지역에서 opec와 같은 남미석유회사를 못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기마부대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말이 어디에 있습니까? 누가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까?


나라 간에도 이런 문제가 있지만 국가 안에도 정치의 문제가 있다. 계층과 집단 간에 조정되지 않은 이해관계의 문제가 있다. 오늘날 정치인들은 이런 정치적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 그들은 명백히 정치적인 문제를 경제적인 문제라고 말하고 그냥 경제에 맡겨버리고 만다. 모든 것을 내버려두면 경제가 알아서 한다고 떠들고 있다. 정치가 나서면 오히려 망친다고까지 한다. 신자유주의라는 건 결국 정치무능력자들의 변명인 것이다. 정치로 풀 수 없는 무능력한 정치인들이 그것들은 경제문제라고 거짓말을 하는 게 바로 신자유주의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디자인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우리의 삶을 어디까지 디자인할 수 있는지 안다. 완벽한 세상을 바라는 게 아니다. 우리가 아는 한에서만 우리의 삶을 조직하고 바꾸자는 거다. 이게 바로 정치인이 할 일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그걸 못한다고 한다. 불가능하다고 한다. 경제에 맡기자고 한다. 그렇다면 정치인은 왜 존재하는가? 그들은 누구를 위해서 정치를 하고 있는 건가?

포병부대와 보병부대를 앞세운 기마부대(정치)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다. 앞에 있지 않은 기마부대는 존재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포병부대를 앞세우라고 명령한다. 대통령과 cia라는 기마부대를 앞세운 미국이 다른 나라는 포병부대를 앞에 세워야 한다고 한다. 부시가 차베스를 싫어한 것은 미국처럼 차베스가 기마부대를 앞세웠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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