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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7일 토요일 부산 중심가 서면에서 mb악법 반대하는 유인물을 돌렸습니다. 이날 돌린 유인물은 영남지역 1박2일 투쟁을 위해 내려온 미디어행동팀이 가져온 것입니다. 미디어행동팀에 소속된 언론인들과 함께 서면 시내를 누비며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거리에서 유인물을 돌린 경험은 몇번 있습니다. 몇 년 전 노조 관련 행사에서 수백장을 돌려봤고 7년 전인 2002년 대통령선거 때엔 노전대통령을 홍보하는 유인물을 돌려봤습니다. 2002년엔 정말 흥이나서 큰 소리로 외치면서 돌렸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수백장의 유인물을 손에 들었을 땐 오랜만에 돌려보는 거라 약간 머뭇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 두 장 돌려보고나니 예전 유인물 돌릴 때의 그 느낌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나이도 그 때보다 7살은 더 먹었으니 더 뻔뻔해진 것도 도움이 되었을 겁니다.

같이 유인물을 돌리시던 고블로그의 '파비'님은 아주 잘 돌리셨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을 한 명도 놓치지 않고 샅샅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받을 손이 없으면 "나중에 꼭 봐주세요." 하면서 들고있는 종이 가방에 집어넣었습니다. 감히 파비님의 유인물을 거부하는 시민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날 한 시간 정도 유인물을 돌리고나니 유인물을 어떻게 돌려야 잘 돌릴 수 있는지에 대해 감이 왔습니다. 유인물 돌리던 중간에 파비님과 이러니까 잘 받더라 하면서 서로 유인물 돌리는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유인물 한 시간 돌려보고 여러분께 유인물 잘 돌리는 법 세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한 시간 정도 돌려본 걸로 별 소리를 다 한다 할지 모르겠지만 한 번도 돌려보지 못한 분에겐 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돌려보았지만 제대로 필을 받지 못한 분에게도 그럴 것입니다. 

첫째, 머리를 잘 숙이세요. 위에 사진 보세요. 모두들 대가리 팍팍 숙이고 있죠. 내 주장을 남에게 할려면 저렇게 해야합니다. 옳은 주장으로 가르치려하지 말고 읽어봐 달라고 부탁해야 합니다. 이건 유인물 돌리기에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둘째, 공격적으로 돌리셔야 합니다. 상대의 눈에 유인물을 잘 보이게해서 손에 갖다대야 합니다. 예전에 길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아본 적이있습니다. 아이스크림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한 박스 팔면 몇 만원 남는다며 그걸로 술 먹자고 꼬셔서 차가 막힌 대로에서 팔게 되었습니다. 그 때 아이스크림을 아주 잘 팔던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하나도 못팔고 있던 제게 아이스크림을 차창 앞에 들이대라는 충고를 하고 갔습니다.

사람들은 상품이 눈 앞에 보여야 사게 됩니다. 눈 앞에 어른 거리면 호기심이 생기고 가지고 싶게 됩니다. 유인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눈 앞에 들이대야 쥐게 되는 겁니다. 뭔지 모를 큰 글자가 박힌 게 이고 울긋불긋한 색깔이 보여야 호기심이 생겨 손도 가게 됩니다. 눈에 잘 보이게 펴서 손에 갖다 대니 잘 가져가는 것 같았습니다.

셋째, 목소리를 크게 하세요. 유인물을 시민에게 줄 땐 '반갑습니다'또는 '안녕하세요'로 소리 신호를 주어야 합니다. 아무 소리 없이 주면 깜짝 놀라게 되겠죠. 이런 소리 신호는 자신에 대한 주문도 됩니다. 목소리가 커야 자신의 행동에 대한 당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유인물을 돌리는 행동도 커지고 유인물의 주장에도 힘이 실려 그에 압도된 시민이 유인물을 받아쥐게 될 확률이 커집니다. 

결론은 이겁니다. 고개 숙여 큰 목소리로 인사하고 유인물 쫙 펼쳐서 손에 갖다 대세요. 그럼 지나가는 시민들이 유인물 주는 족족 받을 겁니다. 그리고 광고유인물보다는 정치유인물을 잘받아줍니다. 저는 10개 중에 7-8개 정도는 받더군요. 이 정도면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의외로 유인물을 가장 잘받아주시는 분들은 어르신들입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정확하게 하고 유인물 드리면 대부분 받아주십니다. 오히려 젊은 남자들이 더 안받아줍니다. 20, 30대는 그냥 팔짱끼고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장년층 중에서 유인물 들이대면 인상을 쓰는 분도 계신데 전 이날 그런 분 못만났습니다.  


고블로그의 파비님께서 위 사진을 허락해주셨습니다.


이날 거리 선전전에 나서신 분들 중에는 언론노조위원장을 지내셨던 신학림전위원장님이 참 돋보였습니다. 신위원장님은 유인물을 그냥 돌리지 않았습니다. "읽어봐주세요"란 말과 함께 상대를 바라보며 유인물을 손으로 꾹 쥐어주며 돌렸습니다. 그렇게 유인물을 받은 사람들은 그냥 넘기지않고 그 자리에서 유인물을 찬찬히 살펴보는모습이었습니다. 중년의 어른이 그렇게 당부하고 가는데 읽는 시늉이라도 해야겠죠. 

신위원장은 집회장 근처에서는 시민엑에 다가가 유인물을 구절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배포했습니다. 신학림위원장의 설명을 직접 듣고 받은 사람들은 유인물의 내용이 보다 강하게 각인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후에 들려오는 뉴스를 보며 그때 길에서 중년의 젊잖은 아저씨가 말씀해주신 게 바로 이 내용이구나 하며 신학림위원장의 설명을 떠올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저씨가 맞을까 뉴스가 맞을까 혼자 생각해볼 것입니다. 이건 유인물 잘돌리는 법, 네번째가 되겠군요.

넷째
,
가능하면 돌리는 유인물에 대해 설명을 덧붙여라. 더 많은 사람에게 유인물을 돌리진 못하겠지만 유인물을 돌리는 사람에 대한 설득의 타케팅은 높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서면에서 한시간 유인물 돌려보고 주제 넘은 소리를 한 커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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