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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MBC 연기대상 후보 8명중 4명이 불참했다. 윤은혜, 공효진, 배용준, 이서진이 참석했고 최진실, 고현정, 최민수, 김명민이 불참했다. 김명민씨는 30일 당일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다고 한다. 반대로 배용준씨는 당일 방송사에 참석을 통보했다.

마지막 대상 시상식 때 카메라가 대상후보에게 향했는데 수상자인 배용준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윤은혜만 잡혔다. 사회자 신동엽은 여자최우수상 수상자인 공효진씨가 잠시 화장실에 갔다고 둘러댔다. 최우수상을 받았던 또 다른 대상 후보였던 이서진씨는 카메라에 비쳐지지 않았다. 카메라가 멀리서 비추어 드러난 연기자들 테이블엔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연기자들의 수상인터뷰는 감회가 없었다.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눈물을 흘리는 윤은혜가 의아스러울 정도로 나머지 연기자들은 모두들 차분한 분위기였다. 뭐랄까. 수상에 대한 기쁨보단 수상멘트에 대한 난감함이 더 많이 느껴졌다. 대상을 수상하러 온 송일국씨조차도 신동엽씨의 간단한 성대모사 요청을 점잖떨며 거절했다.

사회를 보는 신동엽씨는 안절부절이었다. 진행은 계속 어긋나고 멘트는 안스러울 정도로 수상자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진행자 신동엽의 땀흘리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상을 받는 연기자들은 담담했다. 의례적인 수상 인터뷰를 피곤해 하는 것 같았다. 보통은 수상자들이 긴장 하고 진행자가 그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인데 이날 시상식은 진행자가 어쩔줄 몰라하고 수상자는 멀뚱한 표정이었다.

이런 장면들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상의 시상자가 권위를 잃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수상자들인 연기자들이 MBC 연기대상 수상을 그다지 영광으로 생각하거나 MBC를 연기상을 주는 권위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상은 권위자가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방송국은 더 이상 연기자나 기획사에 대해 권위자가 아닌 것 같다. 상을 주는 사람은 안절부절하고 상을 받는 사람은 뻣뻣한 어제의 장면이 달라진 방송국과 연기자 간의 위상변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방송국은 그들에게 상을 수여하는 것이 아니라 상을 대접하고 있는 것이다.

대접받은 자들은 자신들이 받아야할 대접을 당연히 받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대접받지 못한 자들은 자신이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고 불만을 토로하게 된다. MBC는 어제 대접받은 사람과 대접받지 못한 사람 사이에서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을 두고 수상자와 시상자가 전도된 이런 모습은 시청자로서 참으로 지켜보기 민망했다.

상은 대접받고 대접하는 것이 아니다. 권위로 수여하고 영광스럽게 수상하는 것이다. 수상자에게 영광을 안길 권위가 없다면 시상자가 되어선 안된다. 방송국들이 내년에도 어제와 같은 민망한 연출을 또 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불쌍해서 못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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