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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고스피어에서는 전문성이 강조된다. 우리는 즐겨찾는 블로그에 가면 어떤 류의 글이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만약 그 블로그를 방문해서 기대했던 포스팅이 아니면 실망하기도 한다. 독자의 읽기습관으로 봤을 때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은 블로거에게 상당한 이점이 된다.

브랜딩에서도 블로그의 전문성은 유리하다. 미디어나 마케팅 쪽에서 접촉하고 싶어하는 블로거는 그냥 블로거가 아니라 요리, IT, 스포츠, 시사 등 각 분야에 특화된 블로거이다. '무엇을 쓰세요?'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는 블로거가 브랜딩에서 어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블로깅에서 전문성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블로그는 5천만 대한민국 인구 모두가 가질 수 있는 미디어이다. 5천만 블로그 모두가 전문성을 가질 수는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블로그는 비전문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블로깅에서 전문성만 강조하면 대부분의 블로거가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해버린다.

전문 블로그의 경우엔 블로그가 블로거를 소외시킬 수 있다. 일상에서 기발한 글감이 떠올랐는데 블로그의 전문성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면 정말 아쉬울 것이다. 정치뉴스를 보고 분통이 터져서 한마디 하고 싶은데 참아야 한다면 속에 천불이 날지 모른다. 우리는 자신의 분야 이외에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삶에서 전문분야보다 더 많이 겪고 느낀다. 그래서 그런 삶에서 느낀 것들은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더 간절할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의 블로그가 이런 욕구를 좌절시켜 버리는 것이다.

새로운 블로그에 쓰면 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두 개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은 쉽지않다. 그리고 다른 블로그에 쓰면 자신이 브랜드를 구축한 기존의 블로그만큼 글이 주목받을 수 없다. 새로운 블로그에 기존의 블로그가 구축한 정도의 브랜드를 쌓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 될 것이다.  

블로그산업이 발달하면서 점점 블로그가 마케팅의 요구에 맞추어 전문화의 길을 가속화 하고있다. 전문화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전문성이라는 흐름에 보편적인 다수의 블로거가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블로그에 대한 평가가 분야별로만 이루어지면서 이도저도 아니라 평가대상에도 들지 못하는 블로거는 자조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블로고스피어는 지금 이에 대한 고민이 없다. 

버라이어티적인 포스팅을 하고싶은 블로거들이 많다. 버라이어티적 블로깅을 하는 블로거들이 대다수다. 개그맨, 탤런트, 가수가 어울려 정치 시사 연예 등 온갖 잡담을 하는 버라이어티처럼 블로거들도 자신의 블로그 안에서 버라이어티하게 쓰고 싶어한다. 이런 삶과 유리되지 않은 블로깅을 하고싶은 욕구는 존중되어야 한다. 

존중의 첫번째 단계는 명칭을 붙이는 일이다. 이미 그들의 이름은 나왔다. 그들은 버라이어티로거다. 나도 시사, 방송, 일상 등 삶에서 느낀 모든 것을 버라이어티하게 쓰고 싶은, 그들 중 하나이다. 내가 원하는 건 그거다. 누군가 나에게 '블로그로 뭘 쓰세요?' 라고 물었을 때 시사를 주로 쓰고 다른 다양한 얘기도 합니다라고 말하기 보다 그냥 '버라이어티로거'예요라고 말하고 그쪽도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으면 좋겠다.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정체성이 있어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블로거로서 아무런 정체성도 부여받지 못한다면 블로깅을 쉽게 포기할 수 있다. 정체성이 있어야 블로거의 길에 제대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모든 다양한 애길 하는 블로거들이 '버라이어티로거'라는 정체성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우린 '버라이어티로거'다.

 
*  버라이어티로거로서 한가지 기술적 제안이 있다. 블로그가 아닌 블로그의 카테고리별 구독을 하는 기능을 만들어 달라. 그러면 블로그의 버라이어티적 운영이 가능해진다. 근데 이런 기능이 벌써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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