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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구조조정이 슬픈 이유


3월5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소장의 칼럼입니다. 이 칼럼을 읽고 갑자기 수학용어인 '미분'이 떠올랐습니다. 미분을 떠올린 대목을 바로 아래 인용한 부분입니다.


스타벅스가 대는 구조조정 이유는 상식인이 들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4분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의 70%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예측보다 낮은 이익을 기록했다는 게 치명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스타벅스 경영자 입장에서는 매우 합리적이다. 사람들은 기업을 주가로 평가한다. 주가는 시장이 예측하는 이익에 근거해 이미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아무리 경영을 잘해 이익을 많이 내더라도, 그 이익의 크기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주가는 떨어진다. 주가를 떨어뜨린 경영자에 대해 투자자와 언론은 무능하다고 비난한다. 이게 쌓이면 경영자 교체의 이유가 된다. 당연히 경영자는 시장 기대치보다 이익이 나지 않을 때 감원과 비용절감 계획안을 발표한다. 한 사회의 기업 평가 잣대는 이렇게 중요하다.(스타벅스 구조조정이 슬픈 이유)



주주자본주의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안정적인 이익구조가 아니라 이익의 변동입니다. 자본은 적자였다 흑자로 전환하며 경영수지를 개선한 기업이나 흑자의 크기를 더 불리는 기업으로 흘러듭니다. 그리고 주식에 대한 투자는 기대치로 주가에 선반영됩니다. 주주자본주의의 이러한 속성은 기업에게 가속적 이익을 요구합니다. 보다 많은 이익,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이익을 내야 좋은 투자처(기업)가 됩니다. 

이런 식으로 주주자본주의는 지속적 이익은 투자가치 제로로 만들고 산술적으로 증가하는 이익도 예상치를 적용해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건 수학에서 방정식을 한차원 씩 낮추는 미분과 같은 방식입니다. 미분을 하면 고정된 상수는 제로가 되고 1차원의 산술적 증가는 고정적 상수가 됩니다. 기업가치는 또 여러차례 미분될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 파생된 주식은 기업을 한차례 미분하지만 주식에서 파생된 선물 등의 금융상품은 기업을 또 한번 미분하게 됩니다. 금융상품이 파생되는만큼 미분의 여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나 삼성 같은 한국의 대기업들은 스타벅스처럼 경제호황기에 기록적인 이익을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대기업들은 불경기가 닥치자 그동안 노동자와 함께 쌓은 이익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습니다. 구조조정 엄포를 하면서 그들이 대는 이유는 손실의 발생이 아니라 이익의 감소입니다. 기업평가를 미분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쌓아둔 이익은 고정된 상수로 제로가 되고, 세상엔 수익감소를 미분한 마이너스가치가 발표됩니다. 이러한 기업가치의 미분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마이너스 평가받은 기업가치를 해소하려고 구조조정되는 노동자들입니다. 

불황입니다. 아니 공황에 가깝습니다. 이런 시점에선 기업의 평가에서 미분의 칼날을 멈추어야 합니다. 그동안 쌓은 기업의 수익에서 노동자의 기여분을 올바르게 평가해야 합니다. 그럴려면 '미분'이 아닌 '산술'이 필요합니다. 미분을 하면 마이너스지만 산술을 하면 플러스입니다. 경제를 위해서도 지금 산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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