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일본 쓰나미 때 가족의 죽음 앞에 보여준 일본인들의 태도는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바닥에 쓰러져 통곡을 하거나 시신을 부여잡고 우는 게 우리가 봐온 가족의 죽음을 대하는 모습인데 일본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습니다. 방송에서 가족의 죽음을 전하는 그들의 모습엔 눈물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본인의 이런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태도는 경외심마저 들게 했죠. 일본인의 이런 태도는 100여년 전에도 세계인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때의 재앙은 관동대지진이었습니다. 당시엔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아 일본인을 지인으로 둔 외국인들이 가족 앞에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일본인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라는 책에 보면 2011년 우리가 본 일본인의 모습과 거의 흡사한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제 일을 처리해..
나는 가 하는 데까지 해본 후, 도저히 희망이 없으면 장렬한 전사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간정신과 정체성 그리고 언론으로서 기본적인 윤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우리 사원들의 밥그릇을 위해 존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억지로 신문사를 유지하는 건 사회적인 해악이다. 경남도민일보는 경남의 한겨레라 불리는 신문입니다. 국민주로 시작된 한겨레처럼 지역민 6000명의 성금으로 시작했고 성향도 한겨레처럼 진보적입니다. 진보 성향인데다 지역신문, 그것도 보수적인 경남지역의 신문이니 재정난을 달고나온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또 하나의 실험은 '동네이야기'와 '동네사람'이라는 코너다. 흔히 지역신문이 가야 할 길로 '지역밀착보도' 이야기 하지만, 예를 들어 어떤 기사가 지역밀착인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
한때는 불가피한 것으로 체념하고 감내하던 폭정도 일단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즉시로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억압으로 여져지게 된다. 왜냐하면 일부 폐단이 시정될 경우 아직 시정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폐단은 더욱 참기 힘든 것으로 돋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요컨대 사람들은 고통을 덜받는 만큼 감수성이 더욱 예민해지는 것이다. 196p 억압이 많으면 자유를 더 갈망하게 될까? 토크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노예는 시민보다 더 많은 억압을 받지만 그걸 억압으로 깨닫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억압의 강도가 아니라 억압에 대한 자각이다. 억압을 부당하게 느끼는 감수성이다. 전체 국민이라는 이 무차별적 다수가 이론상 유일한 합법적 주권으로 인정되긴 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행동을 통제..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재미있는 영화를 봤을 때을 때 느끼는 흥분감이 있다. 흙속에서 진주를 찾은 그런 느낌이랄까. 연극 열대야가 그랬다. '열대야'는 '연극이 재밌으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나의 고정관념을 보기좋게 깨주었다. 100분 동안 정말이지 쉴새없이 웃었다. 연극이 끝나고 늦은 시간임에도 같이 연극을 본 우리 일행은 한 명도 빠짐없이 뒤풀이에 함께 했다. 다들 연극을 보고난 후 가시지 않는 흥분감을 풀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열대야'는 친구 사이인 40대 세 남자의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연극이다. 올해 40대 세 남자 친구의 우정과 사랑을 이야기한 '신사의품격'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열대야'의 세 남자는 이들과는 품격이 많이 떨어진다. 열대야의 세 남자는 취직을 안 했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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