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제목에 혹해 집어든 책이 있다. 에리히프롬의 이다. 읽으면 연애를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집어들었는데 기대와 달리 연애의 수법에 관한 건 전혀 없는 인문학 책이었다. 그러나 시작은 얄팍했지만 끝은 진지했다. 여태까지 읽은 책 중에서 이 책만큼 몰입해서 읽은 책도 없었던 것 같다. 책 을 펼치자마자 이 떠올랐다. 저자 이인은 책 서두에서 "철학과 문학, 사회학과 경제학, 여성학과 뇌과학,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진화심리학과 인류학으로 사랑을 바라봤다"면서 이 책으로 "사랑을 제대로 공부하는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사랑이 한순간에 찾아오는 감정이 아니라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과 닿아있는 부분이다.
정치를 전혀 모르는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땐 한국팀 경기 표를 사기 위해 나이트 알바를 뛰기도 한 천방지축 '축빠'였다. 그러다 2006년 어느 날 갑자기 이 청년은 취재란 걸 시작한다. 언론사 같은 발판도 없이, 심지어 미디어와 정치에 대한 지식은 물론 의식조차 없이 카메라 하나 들고 그냥 뛰어들었다. 그리고 6년 뒤인 지금 이 청년은 기자들도 부러워하는 미디어 파워가 되었다. 트윗에 글을 올리면 500리트윗은 가뿐할 정도로. 이 청년에게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책 는 '미디어몽구'(본명 김정환)라는 한 청년이 파워 저널리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책이다. 평범했던 청년을 취재의 길로 이끈 첫 동인은 소박하게도 상금에 대한 욕심이었다. 2006년 포털 다..
대학교 졸업 이후로 버스를 탄적이 별로 없다. 출퇴근은 지하철을 이용하고 좀 먼 곳이나 지하철이 없는 곳은 차를 이용한다. 그러다 몇 년에 한 번 씩 버스를 타게 되는데 그럴 때면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눈과 가슴이 시렸다. 아이의 손을 끄는 엄마, 주섬주섬 일어서는 할머니, 온갖 간판을 단 가게들은 흔히 볼 수 있는 거리의 풍경이지만, 버스창을 통해서 파노라마처렴 스쳐지나갈 땐 왠지 스크린을 보는 것처럼 집중이 되고 맘은 애틋해졌다. 언젠가는 버스여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뒷좌석에 느긋하게 앉아 종점과 종점 사이의 풍경을 즐기다 맘 내키는 곳엔 내려서 돌아보기도 하는 그런 여행말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언젠가'가 아닌 '지금' 실현 시킨 책이 나왔다. 바로 경남도민일보의 김훤주 기자가 쓴..
'김여진의 책 연애엔 연애가 들어있을까?' 지난번 책 소개 포스팅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땐 연애가 들어있지 않을 거란 추측으로 한 말이었다. 생각해보라 만약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있다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표지와 프롤로그로 받은 책의 인상은 김여진이 연애하듯이 세상과 소통한다는 것이었다. 홍익대 청소노동자와 김진숙을 연애하듯이 만나 공명하는 모습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는 그런 얘기가 아닐까 추측을 한 것이다. 소셜테이너로서의 활동을 풀어낸 초반부까지는 이 생각을 유지하면서 책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첫사랑 얘기가 나오면서 책을 보는 관점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가 나를 버려두고 어디론가 가버릴까봐 겁이났다" 지점 쯤에서는 결국 관점을 수정해야 했다. 김여진 책 연애는 진짜 연애의 고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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