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자원인 시대다. 뭐든지 스토리와 결부되어야 흥행한다. 그래서 다들 스토리를 고민하지만 재밌는 스토리를 만드는 게 여간 어렵지가 않다. 그런데 재밌는 스토리가 무한정 쏟아지는 물건이 있다. 찔러주면 마법의 램프처럼 무수한 이야기들이 술술 피어오른다. 바로 요강이다. 40대 이상이라면 다들 요강에 대한 추억을 한뭉치씩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대개 속사정 가득한 이야기들이다. 그만큼 요강은 스토리가 방대한데다 그 스토리에 듣는 묘미가 있다. 지난 4월 부산 동구 이바구공작소에서 요강전시회를 했다. 어르신들이 자신들이 수십년 쓰던 요강을 내놓았는데 각양각색의 요강마다 주인들의 요강에 얽힌 사연이 붙어 있었다. 이렇게 전시물들을 오랫 동안 관람한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요강마다 붙여진 사연 ..
'지식e' 시리즈가 100만권 판매를 돌파했다.('지식 e'시리즈 100만권 판매) 방송부터 책까지 왜 지식채널은 대중에게 이렇게 인기가 높을까? 책은 그 인기 비결을 "강렬한 메시지와 영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당대의 예민한 시사쟁점을 제시함과 동시에 생각할 여지"를 주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이 설명은 백만부 넘게 팔린 책의 인기까지 설명하진 못한다. 인기 프로그램의 관련 저작물이라 해도 백만부 넘게 팔리는 건 아주 드문 현상이다. 지식채널e엔 방송과 책을 관통하는 컨텐츠가 있는 것이다. 그건 과연 무엇일까? 지식채널e는 컨텐츠 서두에 강력한 의문점을 불러일으키는 팩트를 하나 던진다. 설마 정치구호겠지 하는 독자에게 책은 관련 팩트를 연타로 먹인다. 이제 의문은 커지고 독자는 책에 더 몰입하게 된..
아이디어 부재에 빠진 머리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 머리(아이디어)를 구하는지 알아보는 것만큼 큰 도움도 없을듯 하다. 그런 책이 있다. 한국의 카피라이터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정철이 '머리를 9하라'는 책을 통해 자신의 머리(아이디어)를 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발성전환에 관한 책 답게 책 제목이 기발하다. '머리를 9하라'는 중의적 의미뿐 아니라 재치있게 기억될 수 있는 연상의 효과도 주고 있다. '9하라'라는 말에는 아이디어가 꽉 막힌 머리를 구한다는 의미와 그 방법이 9가지가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9하라'는 아이돌 여가수 '구하라'를 연상시켜 책을 기억에 깊이 새겨준다. 책의 기발함은 표지 뒷면에도 이어진다. 추천사를 쓴 사람들이..
처음엔 기침 좀 나오게 하는 연기였다. 이깟 연기로 별일 있겠냐 싶었다. 그러나 그 연기가 기둥이 되어 솟아오르는데엔 채 몇분이 걸리지 않았다.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8분만에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192명이 이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 밖에 전화를 했다. 불지옥에서 걸려온 가족의 전화를 어머니와 남편과 딸이 받았다. 이 계단만 올라가면 되는데. 이 밑에 내려가면 내 딸이, 아들이, 아내가 있는데... 그리고 가족들은 시커멓게 탄 잿더미 속에서 192명을 찾아 헤메기 시작했다. 유품 하나라도 찾겠다고 그 넓은 역을 가족들은 몇날 몇일 기어다니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실낱같은 희망도 놓치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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