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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부재에 빠진 머리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 머리(아이디어)를 구하는지 알아보는 것만큼 큰 도움도 없을듯 하다. 그런 책이 있다. 한국의 카피라이터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정철이 '머리를 9하라'는 책을 통해 자신의 머리(아이디어)를 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발성전환에 관한 책 답게 책 제목이 기발하다. '머리를 9하라'는 중의적 의미뿐 아니라 재치있게 기억될 수 있는 연상의 효과도 주고 있다. '9하라'라는 말에는 아이디어가 꽉 막힌 머리를 구한다는 의미와 그 방법이 9가지가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9하라'는 아이돌 여가수 '구하라'를 연상시켜 책을 기억에 깊이 새겨준다.

 

 

 

 

책의 기발함은 표지 뒷면에도 이어진다. 추천사를 쓴 사람들이 이미 작고한 유명인들이다. 심지어 사람이 아닌 분도 계신다. 책 제목과 표지 솜씨만 봐도 정철의 머리를 구하는 실력은 믿을만해 보인다. 

 

 

 

 

정철은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생각해내는 걸까? 정철은 일단 메모하라고 한다. 그의 아이디어는 치열하게 메모하는 과정에서 붙잡은 것이다.

 

 

 

 

가장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를 땐 누군가의 생각, 바로 책을 읽을 때이다. 정철은 책 읽을 때 주저하지 말고 책에 낙서(메모)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지금 떠오른 나의 생각이 책에 인쇄된 남의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그러나 메모가 바로 좋은 작품이 되는 건 아니다. 작품이 될려면 아이디어를 다듬고 완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철은 사람의 체온 36.5와 일년 365의 유사함은 찾았지만 그 연결점은 찾지 못해 5년 가까이 묵혔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둘의 관계를 밝혀냈고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사람의 체온이 36.5도인 이유

 

사람의 체온은 36.5. 1년은 365.

사람의 체온 열이 모이면 1년이 된다.

1년에 최소한 열 사람을 꽉 껴안으라는 얘기다.

 

 

정철은 '상상하다 = 놀다'라고 한다. 그리고 머리를 가지고 노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말장난을 권한다. 대중이 탄성을 지를 정도로 공감을 받아서 그렇지 정철의 글도 사실은 말장난이다.

 

 

 

 

말장난을 하려면 말을 많이 알아야 한다. 정철은 지금 당장 서점에서 사전을 한권 사라고 한다.

 

 

 

정철은 말장난이 어린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레고와 다를바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레고를 조립하며 놀듯 말을 붙였다 뗐다 조립하며 놀라고 한다.

 

정철은 책 서두에서 "요리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면서 "식당을 찾는 뜨내기손님의 입장이 아니라 도마 앞에 선 요리사의 시선으로" 자신의 글들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면 "(아이디어어의)칼질과 불질이 눈에 보일 것"이라면서.

 

정철의 책을 읽는 진짜 재미는 그의 주옥 같은 단문들이 탄생되는 과정을 듣는 데 있다. 그가 어떻게 그 기발한 착상을 했고 그걸 어떻게 언어로 구체화 시켰는지 듣고나면 탄성이 절로 돋는다. 그리고 정말 요리법을 듣는 느낌이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마저 들게 된다.

 

좋은 책은 그런 거다. 읽고나면 없던 자신감이 생기고 세상이 살짝 달라져 보이는 것. 그런 점에서 정철의 책 '머리를 9하라'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 정철이 책에 낙서하라고 했는데 나도 책을 그렇게 대하고 있다. 내가 머리를 구하는 실천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서 슬며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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