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에셀은 분노하라고 했다. 분노할 게 없으면 분노할 걸 찾으라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분노할 걸 찾으라는 말에 뜬금없어 한다. 즐겁게 살아도 모자랄 인생에서 왜 분노할 걸 찾아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건지 갸우뚱한다. 왜 우리가 분노해야 하냐구? 길거리에서 종교를 포교해도 아무말 안한다. 상품을 광고해도 아무말 안한다. 그러나 길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 공격받는다. 이게 분노스럽지 않은가? 길에서 종교를 떠들어도 좋고 돈을 벌어도 좋은데 니 생각은 떠들지 마라는 이 현실이 분노스럽지 않은가 말이다. 분노는 당신을 찾아오는 게 아니라 당신이 찾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에 처하고 똑같은 대우를 받아도 어떤 사람은 분노하지 않고 어떤 사람은 분노한다. 분노하는 사람은 ..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 이 책은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구술을 받아 적은 기록이다. 저자 오도엽은 이 책을 쓰기 위해 꼬박 2년 동안 이소선 여사와 함께 살았다. 2년 간 두 사람은 모자처럼 지냈다. 작가는 어머니의 옛날 얘기를 듣듯 이소선 옆에서 밤새 졸면서 들었고 이소선은 작가 오도엽을 마치 아들처럼 챙겼다. "다시 뵙겠습니다." "다시는 뭘. 이제 일이 년이나 살겠어. 이게 마지막이지."... 이소선의 이 말에 나는 창신동에 주저앉았다. 이소선 몰래 녹음기를 켜놓고 밤부터 새벽까지 이야기를 했다. 아니 이소선은 이야기를 하고 나는 졸았다. 졸고 있으면, 너 지금 자냐? 하며 깨우면 눈을 떳다가 아뇨, 하며 다시 졸았다. 이소선은 늘 내가 배고플까 걱정이었다. 유가협에 가셨다가도 끼니때가 되..
이해찬과 진보지성 23인의 대화를 담은 '광장에서 길을 묻다'를 이틀간 읽었습니다. 역시 우리 시대의 진보지성들이라 새로의 사고의 문을 열어주는 깨우침이 많았습니다. 많은 부분을 소개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진보지성의 멘트 6개만 뽑아봤습니다. 살짝 맛만 보세요. 그리고 진짜 고갱이는 책 속에서 얻으시도록... ^^ 노동당 전성시대를 이끈 토니 블레어에게 이해찬 전 총리가 정치의 개념을 물어봤습니다. 제가 토니 블레어에게 직접 물어봤어요. 그는 정치라고 하는 것은 자기 이념을 따라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의 실체를 따라서 정치를 해나가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미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니까 미국을 전적으로 따라가는 것만도 안되지만 미국을 배제하고..
처음 부시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아주 무례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그런 부시에게 무시당했다는 기분을 느꼈다. "나(부시)는 북한 지도자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모든 합의를 준수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내 답변을 가로챘고 심지어 나를 디스맨(this man)이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하나 매우 불쾌했다. (김대중 자서전 2권 414p)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불쾌한 감정에만 머물지 않고 곧바로 이 상황을 바로 잡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전화를 들었다. (2001년) 3월9일 시카고에 도착했다. 그날 일정을 끝내고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집에 있었다. 내 전화에 놀란 듯했다. 나는 대통령의 아버지를 에둘러 설득했다.(김대중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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