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해봤자 배부른 사람 따로 있다. 라는 지난 기사를 통해 극심한 노동강도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요청한 바 있다. 내 부탁에 몇 분이 응해 주셨는데, 그 중에 외국계 IT 회사에 근무 하시는 분이 계셨다. 그 분은 남기신 글에서 한국계와 외국계 IT 회사 둘 다 근무한 자신의 경험이 야근 이슈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인터뷰에 응한다고 말씀하셨다. 예상외의 수확이었다. 그는 한국회사의 불합리하고 열악한 노동실태를 뚜렷이 드러내줄 수 있는 귀중한 취재원이었다. 그 스스로 ‘극과극’이라고 표현한 양쪽 회사의 경험담을 들어보자. 그를 익명으로 '탈출맨' 이라고 부르겠다. 커서 : 대략적인 나이와 성별은? 탈출맨 : 30대 후반의 남성이다. 커 : 이전에 다녔던 한국계 회사는 어떤 회사였나?..
평소 야근의 고통을 호소하는 후배가 하나 있다. 가끔 만나려고 전화하면 “어제 몇 시까지 일했는지 압니까?”란 말부터 시작하는 친구였다. 그러면 나는 “그래 알았다 알았어” 하며 군소리 하지 않고 그의 요구대로 약속을 정했다. 약속만이 아니었다. 내 답답한 심정을 좀 토로할라치면 “정말 배부른 소리 합니다”하며 핀잔을 주고, 내가 하소연 한 내용의 몇 배되는 고통스런 근무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듣다 지겨우면 “아이고 세상일 니 혼자 다 한다” 하며 끊곤 했다. 미디어다음에서 야근이슈를 진행하면서, 야근으로 고통 받는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가 아쉬웠다. 야근의 고통에 관한 얘기를 온라인상으로라도 듣고 싶어 몇 군데 관련있다 싶은 사람들에게 댓글이나 쪽지를 남기기도 했다. 별 소득은 없었다. 그런데 참 어리석..
퇴근 때마다 은행원 아가씨들을 마주치곤 했던 적이 있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가 시내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7시쯤 퇴근했다. 집에 가면 8시가 넘어 배가 고파 지하철 입구에서 떡볶이로 간단히 요기를 했는데, 그 때쯤이면 유니폼을 입은 여성 은행원들이 포장마차에 복작거렸다.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니 퇴근하던 길에 들린 것은 아니다. 다시 은행으로 들어갈 때는 사무실에 남아있던 사람들을 위해 순대와 튀김을 사들고 가는데 그 때가 7시를 넘었다. 1시간 더 일하려 요기하진 않을테니 적어도 9시까진 일 했을거라 짐작했다. 주변에 물어보니 10시 넘겨야 한다고 한다. 그 때가 10년 전이었다. 조금 놀랐다. 은행은 4:30분에 마치면 업무가 끝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다른 업무의 시작이었다니, 은행도 ..
당신의 '야근'을 얘기해주세요란 글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주셨다. 그 댓글들을 보면서 나는 '자포자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많은 분들이 현재 자신들이 처한 근로환경이 개선될거란 기대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건 '하소연'도 아닌 그저 '한탄'이었다. 야근 자주 합니다. 물론 야근수당은 없구요, 야근이라기보 다도 그냥 근무가 긴 느낌입니다.(낭만늑돌이) 싫은데요-할 수도 없는 노릇...저는 오늘도 시다하러 갑니다 (jaguar0615) 평균연장근무 90시간... 이건아무것도아니다. 어떨땐...140시간 할때도있다.(to종경s) 트랙백 걸어주신 외계인꼬님도 말하셨듯 이 문제는 개인이 엄두 낼 수 없는 사회적 문제이다. 위의 댓글 주신 분들도 개인으로서 회사의 야근 요구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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