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갑자기 엄청난 불꽃으로 덮이고 고막을 찢고도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는 폭음이 사방을 뒤덮는다. 어제까지일상을 감싸던 도시는 삽시간에 폐허가 되고 남은 사람들은 살균당하듯 죽어간다. 영화 우주전쟁은 SF라기보단 공포영화 가깝다. 인류가 외계인에게 공격당하는 일이 벌어질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외계인만 빼면 영화 속 공격은 현재와 그리 다르지 않다. 보이지도 않는 적의 공격이 온 세상을 뒤덮고 방금까지 바로 옆에서 얘기 나누던 사람을 산산조각 내버리는 장면은 지금 세계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다. 우주전쟁의 공포는 개연성 있는 공포다. 이라크인에게 미국은 외계인이다. 미국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영화속의 인류처럼 이라크를 깡그리 전멸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수많은 이라크인이 공포에 떨..
우리가 신뢰를 보내는 사람들을 잘보라. 그들은 고통을 당해본 사람들이다. 고통을 당해보지 못한 사람은 불안하고 왠지 미덥지 못하다. 우린 고통을 흔적인 노인의 주름살을 보면 편안하다고 얘기한다. 교도관인 폴(톰행크스)은 소변을 볼 때마다 면도날로 베는 듯한 요도염의 고통으로 거의 실신을 할 정도의 고통을 겪는다. 고통을 알기 때문에 폴은 타인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고 아파하는 사형수 존 커피가 두 아이를 죽이지 않았다는 걸 직감한다. 커피는 자신의 초능력으로 폴의 요도염을 고쳐준다. 폴은 커피를 교도소 소장집에 데려가 소장 부인의 뇌종양을 고친다. 고통이 클수록 깨달음도 큰 것일까. 폴보다 더 큰 고통을 받았던 그녀는 자리를 일어서자 마자 마치 여신같은 모습으로 커피를 쓰다듬어 준다. 오히려 커피보다 더..
첫장면에서 시청자의 호응을 받지 못한 것이 이죽사의 가장 안타까운 점이다. 드라마는 시작부에서 시청자에게 강복구란 캐릭터의 설득력과 매력을 보여줘야했다. 그건 현란한 카메라와 편집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작가와 감독과 배우가 사전에 치열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비가 좋아 자살하려는 여자는 물에 뛰어들면 안된다. 복구(비)란 배역은 무덤덤할지 모르지만 시청자에겐 꽤나 부담스러운 장면이다. 목숨까지 바쳤는데 그 이후 스토리에서 아무런 비중이 없다는 건 좀 난감한 스토리다.(이 여자를 김사랑과 신민아 사이에 어떻게 끼워넣을 건지) 죽음을 각오했다면 이후 전개에서 신민아의 연적 정도는 되는게 시청자의 상식적 기대치다. 여자가 물에 뛰어들기까지의 과정도 납득하기가 어렵다. 바로 발만 딛으..
"남보다 뛰어난 재능과 노력에 의해 손맛을 익힐 순 있어도 장금이 너처럼 맛을 그려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미각을 잃어 절망하는 장금이에게 한상궁이 하는 말입니다. 만약 장금이가 미각에만 의존해서 음식을 만들었다면, 만두피 없는 만두와 광천수 국수는 만들 수 없었습니다. 장금은 남들처럼 기존의 맛을 답습하기 보단 항상 새로운 맛을 그리고 싶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엉뚱한 짓을 하여 지켜보는 사람을 당황케 하기도 했습니다. 왜 한나라의 이재오 김문수는 쓰레기가 되었고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었을까요? 노무현은 이재오, 김문수와 달리 정치를 그리려 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국민들의 이성상실(미각상실)을 탓하며 지역감정에 왜곡된 현 정치지형 안에서 정치를 하고자 할 때 노무현은 포기하지 않고 정치를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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