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만든 지도를 보면 항상 빨간 네모선으로 강조된 지역이 있다. 수원이 첫번째로 자랑하는 이 곳은 수원 화성이다. 18세기 말 정조대왕의 명령으로 지어진 수원화성은 당시의 과학기술이 총동원된 독보적 건출물로 평가받고 있다. 성이라고 하면 많은 한국 사람들은 성곽 일부만이 남은 성곽터를 떠올린다. 전란 등을 통해 한국의 성들은 대부분 파손되어 그 터만 남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원화성은 그런 성곽터가 아니라 성의 원형이 살아있는 성이다. 이렇게 200년이 넘은 성곽이 도심의 중심부를 유유히 지나간다고 생각해보라. 그것도 자그마치 5.7km다. 수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자랑할만 하다. 성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산성이다. 산지의 한국에선 대부분이 산성이다. 한국 사람들은..
합천 삼가면 외토리 영남권 대표 선비인 남명 조식의 생가터와 그의 정신을 기리는 흔적인 용암서원이 있다. 용암서원 앞엔 조식 선생의 흉상과 그가 임금에게 올렸던 을묘사직소라는 상소문이 새겨진 커다란 돌덩이가 있다. 조식 선생은 이 상소문에서 임금이 내린 벼슬을 거부하고 오히려 임금을 호되게 꾸짖었다. 문정왕후를 한낱 과부로, 왕을 고아로 표현한 이 상소문은 명종은 격노케 했지만 승정원이 우국충정의 발로로 문책하면 자유로운 언로를 막게 된다고 말리면서 파문은 가라앉았다. 조식 선생의 상소문은 선비의 기개와 함께 조선 중기의 언론 문화도 알 수 있는 글이라 할 수 있겠다. 집으로 돌아와 조식 선생의 상소문을 읽고 포스팅에 링크도 하려고 인터넷을 찾아봤다. 그러나 돌덩이에 새겨진 것과 똑같은 내용은 찾을 수 ..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장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 남아있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흔적은 열차뿐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세트를 치운 것은 태풍 매미였다. 지금의 세트장은 그 후에 다시 지어졌다. 태풍에서 교훈을 얻은 합천군은 영구적인 세트장을 짓기로 했다. 세트장을 골조로 짓고 외뷔는 나무로 효과를 낸 것이다. 영상테마파크엔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었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촬영되는 드라마가 바뀔 때마다 간판들은 새롭게 바뀐다. 간판뿐 아니라 외부 모양도 바뀐다. 드라마나 영화에 따라 시대를 20-30년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세트장의 하루 대여비는 5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장기간 촬영하면 깍아준다. 촬영이 끝나면 새로 단장하거나 만든 세트는 합천이 넘겨받는다. 합천군이 거저 먹..
모산재(767m)는 주봉인 황매산(1108)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봉우리로 거대한 암봉의 바위지대다. 각양각색의 바위들과 어우러진 모산재는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한다. 이 산을 오르면 다른 산에서 느낄 수 없는 몇가지 재미가 있다. 첫째 기암괴석과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이 주는 재미다. 오랜 세월 풍파에 닯은 모산재의 바위는 동물의 모양을 연상케 한다. 돌고래를 닮았는가 하면. 거북이를 닮았다. 두번째는 하늘을 만나는 재미다. 모산재 바위에는 당연히 나무는 커녕 풀도 없다. 그래서 모산재에는 하늘이 열린다. 하늘을 향해 아무것도 막아선 게 없는 모산재 바위 위에 올라서면 마치 하늘을 만나는 느낌이다. 모산재의 세번째 재미는 암벽타기다. 모산재는 흙보다 바위를 훨씬 더 많이 밟는 산이다. 진짜 암벽타기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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