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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 7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클럽은 아니다. 부평동 풍류고택이라는 음식점이다. 

 

 

 

 

이들이 여기에 모인 것은 요리대회를 위해서다. 70여명의 청년들은 '프로젝트 바람'이라는 청년 모임에서 주최한 '요리왕 김자취'의 참가자들과 이들의 대결을 보러온 게스트들이다.

 

 

 

 

대회엔 6팀이 경쟁을 벌였다. 각 팀은 20대의 재치와 감성이 묻어나는 팀명으로 우선 어필했다. 


제로팀은 모두 20세로 이제 막 출발한다는 의미를 담아 팀명을 제로로 정했다. 제로팀의 얼굴엔 설레임이 가득해 보였다.


 

 


군대밥상팀은 제대한지 얼마되지 않은 청년들이 군대시절을 추억하며 지은 팀명이다. 군대밥상팀에게선 예비역다운 여유가 느껴졌다. 



 


보결팀은 원래 참가하려던 한 팀이 포기하면서 대타로 참가해서 팀명을 보결이라고 지었다. 앞으로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20대의 불안이 팀명에 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3수팀은 사회자로부터 가장 의미깊은 팀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저희들 팀 이름 3수는 무언가 '없다'는 공통점에서 착안한 것입니다한 친구는 현재 군대에 있어 '자유'가 없고 다른 친구는 '애인'이 없습니다저는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아직 '직장'이 없습니다여기에 각자 이름에 ''자가 들어간다는 공통점까지 엮어 3수라고 지었습니다."



 


뺄까말까팀은 팀원 4명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짐작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살과 음식 사이에서 번뇌와 욕망을 담았다는 설명은 짐작한대로였다.



 


칼바람의 나락팀은 처음엔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온라인게임을 같이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팀이라는 설명을 듣고서야 20대와 연관지을 수 있었다. 칼바람의 나락팀은 최연소 참가자로도 눈길을 끌었다. 



 


팀 소개가 끝나고 요리대결이 시작되었다. 온갖 재료들이 펼쳐지고 냄비를 올린 가스버너에 불이 켜졌다. 





원래 주어진 요리시간은 30분이다. 자취생에게 그 이상의 시간은 사치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그러나 대회장에서 30분은 너무 짧았다. 10분이 더 주어졌다. 





요리명 : 제로팀의 고구마치즈닭꼬지. 

재료 : 고구마, 마요네즈, 떡볶이떡, 양파, 고추장, 물엿, 후르츠칵테일, 닭꼬지, 피자치즈, 옥수수콘

자취요리 철학 : 가장 중요한 것은 맛있는 조합

 


 


요리 : 군대밥상팀의 두브스테이크와 요거트샐러드 

재료 : 부침용 두부, 돈민찌, 소불고기양념, 플레인요거트, 바나나, 딸기, 방울토마토, 브로콜리, 파프리카, 콘옥수수, 계란, 햇반

자취요리의 철학 : 모든 자취생의 고민은 밥이다. 



 


요리 : 보결팀의 왕만두와 파스타

재료 : 왕만두피, 수입쇠고기 살코기 부위, 양파, 파프리카, 굴소스, 중화고추마늘소스, 푸질리 파스타, 플레인요거트, 참외, 사과, 어린잎, 얼음

자취요리의 철학 : 특별 소스로 특별한 맛을



 


요리 : 3수팀의 국수버거

재료 : 국수, 식용유, 슬라이스햄, 계란, 양상추, 케찹, 설탕, 옥수수콘통조림, 마요네즈, 콜라

자취요리의 철학 :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맛만 있으면 장땡.



 


요리 : 뺄까말까팀의 뺄까말까

재료 : 파프리카, 쌈장, 목살, 고구마, 참치, 마요네즈, 계란, 햄, 케찹, 피자치즈, 밥

자취요리의 철학 : 게으름과 건강은 반비례다. 잘 챙겨먹자.



 


요리 : 칼바람의 나락의 참치마요토스트, 계란토스트, 러스크, 프렌치토스트, 백종원토스트

재료 : 식빵, 계란, 버터, 치즈, 소금, 양파, 양배추, 당근, 참치, 마요네즈, 후츠, 머스타드, 옥수수콘, 설탕

자취요리의 철학 : 밥만 잘 먹더라.





조리가 끝난 6개 팀의 요리들이 드디어 심사위원들 상 위로 올려졌다. 



 


심사위원들은 요리와 상관없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셨다. 치과의사인 최지선 원장은 치아건강에 유의해서 심사하겠다는 말로 웃음을 선사했고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이의용위원장은 파업과 청년과의 관계에 대해 설파하면서 박수 받았다. 


 

 


3점을 들고 있는 중앙의 심사위원 표정이 많이 어색하다.



 


심사가 끝난 후 음식들은 게스트들에게 건네졌다. 참가자들이 온 정성을 기울여 만들 요리들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1등은 군대밥상이 



 


2등은 제로팀이 차지했다.





이날 행사는 의심의 여지 없는 흥행대박이었다. 먼저 참가팀에서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총 40개 팀 중 6개 팀이 선정되었으니 경쟁율은 7:1에 육박했다. 협찬도 대박이었다. 총 19종의 협찬품이 쏟아져 참여한 70여명의 청년 모두가 나눌 수 있었다. 


청년들이 할 수 있는 건 대출 밖에 할 게 없다는 이 시대에 프로젝트 바람은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작 앞에 망설이는 청년들을 응원하고 세상과 이어주려고 하는 것이다. ‘요리왕 김자취’는 프로젝트 바람이 이런 취지로 개최한 4월 행사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디가수 loafer

 


'요리왕 김자취'는 청년들을 위해 기획된 행사이다. 사실 이것만으로는 특별할 것은 없다. '요리왕 김자취'가 청년 대상의 여타 행사와 차별화 되는 것은 이렇게 의미와 재미를 주고 짜임새까지 갖춘 행사를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 바람은 5월에는 민주공원에서 어르신들과의 장기 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엔 청년과 어르신을 이어주겠다고 한다. 어르신과의 장기대회는 또 어떤 재미와 화제를 만들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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