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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에게 발연기라고 하면 그건 모욕이다. 그런데 기자들에게 '발로 쓰셨네요'하면 어떨까? 발로 썼다고 하면 기사에 더 믿음이 간다. 기자들에게 '발'기사는 칭찬이다. 얼마전 경남도민일보 이승환 남석형 두 기자가 발로 쓴 책 <경남의 재발견>이 나왔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경남의 재발견>은 단순한 여행안내 서적이 아니다. 스스로 경남의 역사·문화·관광 인문지리지를 표방하고 있는데 '재발견'이란 제목에도 그런 무게가 실린다. 그래서 이 책은 경남을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썩 좋은 안내 서적일 뿐 아니라 경남을 살고있는 사람들에게도 지역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열어주는 창이다.   

 

 

 

 

경남에서도 통영이나 밀양 같은 지역은 이미 널리 통용되는 지역성이 있다. 그러나 창원이나 양산 같은 도농 복합지역의 경우 곧바로 다가오는 지역성이 없다. 이들 지역민의 경우 지역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면 마땅히 떠오르는 내용이 없어 곤란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이 책은 가뭄에 단비같은 해소작용을 할 수 있다.

 

 

 

 

양산엔 '3뻥튀기'로 일컫어지는 땅값이 3번 급등한 시기가 있었고 그래서 '양산 토박이가 양산 돈 70%를 가졌다'는 말이 있으며 행정구역으로는 경남이지만 법원 관련 업무는 울산, 세무 관련 업무는 부산에서 처리한다는 걸 읽고나면 이런 내용들을 몰랐던 양산민의 경우 정말 자기 동네를 재발견한 거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경남의 재발견은 지역을 위에서 조망하고 아래에서 탐구하고 그걸 역사와 문화로 관통한다. 이렇게 엮어놓으니 막연했던 지역이 몇십 페이지 뒤에는 그 이미지가 확연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람과 장소로 매듭을 지어주면서 지역에 대한 발품 쓰기를 끝낸다.  

 

경남의 재발견이 한 지역당 할애한 페이지는 약 20여 페이지다. 이 정도 내용으로 지역에 대한 지식은 물론 부족하다. 그러나 경남의 재발견을 읽고나면 머리 속이 꽉찬 느낌이다. 재발견한 지역을 가보고 싶은 욕구와 가보면 제대로 상대해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꽉 채워주기 때문인 것 같다.

 

경남의 재발견엔 지역 정보보다 지역의 맥락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다. 단편적 정보보다 맥락이 대상을 이해하는데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경남의 재발견은 여행서적으로서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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