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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엘 갔는데 발인날 상여소리를 듣는다면? 결혼식장에서는 곱게 단장한 신부가 꽃가마에서 내리는 장면을 본다면?

 

전통에 따른 의례가 펼쳐진다면 우리는 이런 의례들과 좀 더 깊이 교감할 수 있겠죠. 상여소리는 수천년 동안 새겨진 우리 정신의 결에 공명을 일으키고 신부가 탄 꽃가마는 결혼식장의 흥을 한층 더 돋구어주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상여소리나 꽃가마는 지금은 우리가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전통혼례를 치렀다면 신기한 뉴스가 되는 세상이 되버렸습니다. 상여소리는 전통극이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까요?

 

 

 

 

사회적 기업 '어처구니'는 바로 이런 전통의례를 생활 속에서 부활시키려는 꿈을 가지고 있는 문화두레입니다. 우리의 생활에서 멀어져간 전통예술을 다시 생활예술로 승화시키려는 문화·예술인들의 새로운 시도입니다.

 

 

 

 

생활에 예술을 스며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생활을 잘 알아야겠죠. 그럼 생활을 잘 안다는 건 뭘까요? 그건 지역을 잘 안다는 것일 겁니다. 생활은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만듭니다. 생활 속에 예술을 스며들게 한다는 것은 지역 예술을 찾고 계승하는 것입니다. 안민연가나 창원오광대가 바로 어처구니가 계승 발전시킨 지역의 컨텐츠입니다.

 

 

 

 

그런데 어처구니는 앞에서도 말했듯 사회적 기업입니다. 어처구니의 활동은 자활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어처구니는 공연 외에도 우리의 전통의례를 상품화시켜 판매도 합니다. 이런 전통의례의 상품화라면 백번도 반길 수 있겠죠. 

 

 

 

어처구니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전략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어처구니의 공연들은 잘게 컨텐츠로 나누어져 의례나 연수, 체험 등의 상품으로 판매됩니다. 이런 걸 원소스 멀티유즈라고 하는데 어처구니가 사회적 기업으로서 자활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과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름이 어처구니일까요? 어처구니가 소개하는 어처구니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맷돌 손잡이를 어처구니라고 합니다 손잡이가 없이는 맷돌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므로 맷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는 그 맷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처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옛 궁궐 지붕 위에서 궁궐을 지키는 조형물 또한 어처구니라고 부릅니다. 신명나는 세상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까지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우리의 생활 속에서 전통의례는 완전히라고 할 수 있을만큼 사라졌습니다. 아예 의례가 간소화되어 사라지거나 서양식 의례가 우리의 컨텐츠를 밀어내고 자리잡아버렸습니다. 어처구니는 이럴 때도 쓰는 말이죠. 정말 반세기만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우리 내부에서 벌어진 겁니다.

 

 

 

 

 

 

이렇게 보니 어처구니만한 이름이 없는듯 합니다. 우리의 생활의 어처구니, 예술의 어처구니, 의례의 어처구니를 찾는 사회적 기업의 이름이 어처구니인 건 당연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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