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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맨 사직서'로 인해 IT업계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많은 게시판에서 이 사직서와 관련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고, 야근반대청원에는 수천명이 서명을 했다. 한 개발자는 야근의 애환을 그린 동영상을 만들어 수십만의 조회를 기록했고 곧 후속편도 만들겠다고 한다. 급기야 IT노동조합연맹에서는 못 받은 야근수당 청구운동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그간 떠들기와 공감하기만 있었는데, 드디어 이 열악한 현실을 타개하기위한 본격적인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야근수당 청구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IT연맹의 조형일 정책실장님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이 운동이 활성화 되면 사업주로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에 연장근무가 지금처럼 만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먼저 IT연맹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시작되었고, 현재 연맹의 가입현황은 어떻습니까.

연맹은 2004년 7월 31일 결성되었고 민주노총 산하입니다. 현재 KT, KTF, 사회정보진흥원(NIA), 하우리 등 14개 노조가 가입되어있고 조합원 수는 3만5천여 명입니다. 현재 연맹 사무실 상근자는 9명입니다.

그간 IT연맹이 추진한 사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올해 사업목표는 무엇입니까.

현재 연맹의 가장 큰 사업은 조직 확대입니다. 이를 위해 IT관련 기업에 노조 설립을 지원하고, 임금인상이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지원과 교육, 노동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개선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최근에는 한미FTA 통신시장 개방 반대를 위해 공청회나 사이버 시위 등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비정규직문제입니다. IT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화하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산업별노동조합 건설도 올해의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IT산업에 종사하는 130만 노동자가 모두 하나가 되는 IT산업을 조직하는 것이지만, 단계별로 통신산업노동자의 단일 조직, 정통부산하 유관기관노동자의 단일조직, 그리고 IT산업관련 개발자나 디자이너의 단일조직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IT의 경우 영세업체가 많아 사업장별 노조구성이 어려울텐데 어떻게 조직화를 이끌어 내실 생각입니까.

기업별 노동조합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소규모 IT관련 회사에 노동조합을 몇 개 조직했는데, 기업자체가 문을 닫거나 회사경영진과 인간관계 등으로 휴면노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IT산업의 경우 기업별노동조합보다는 직종별 노동조합 구성이 맞다고 봅니다. 다시말해 개발자노동조합이 되겠지요. 그래야 동질성도 있고, 구체적인 사항을 위해 힘을 결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화제가 된 'IT맨 사직서'를 연맹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셨을텐데, 그 사직서에 대해 어떤 얘기들을 나누셨습니까. 혹시 이 번 'IT맨 사직서'를  계기로 연맹이 시도하는 새로운 사업이 있습니까.

제일 먼저 반성을 했습니다.  IT노동자의 아픔과 함께하고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연맹이 출범했습니다. 그런데 연맹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IT노동자들에게 8시간 근무 등 가장 기본적인 조건조차 지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노와 책임감을 다시금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50인이상 사업장의 경우 주 5일제가 실시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IT노동자들은 40시간은 커녕 44시간도 훨씬 넘는 연장 근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하루라도 빨리 바꿔야 합니다. 가장 먼저 연장근무 수당을 받는 운동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법에는 1일 8시간이외의 근무는 1.5배의 연장 수당을 지급하고 심야나 휴일은 0.5배를 추가하여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 12시간이상의 시간외 근무는 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IT업계는 이런 법의 사각지대입니다. 이 운동이 활성화 되면 사업주로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에 연장근무가 지금처럼 만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동안은 개인이 사측을 대상으로 연장근무수당을 요청하기에는 어려운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IT연맹이 나서서 집단적으로 요구를 모아 법적 지원과 노동부 압박을 통해 연장근무 수당을 받아내도록 할 생각입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 IT의 노동환경이 나쁜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가 '하도급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이 있으십니까.

일단 전문가들과 함께 제도개선을 위한 팀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작게는 소프트웨어사업 표준 하도급 계약서를 개선하는 일부터 sw진흥법 자체를 개정하여 다단계하도급을 엄격히 규제하고, 특히 임금관련부분을 삭감과 연장 근무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만들도록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원들과도 공동 사업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권리위에 잠자는 사람은 권리를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합니다.

야근수당 청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됩니까. 현재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지금 연장근무를 반대하는 청원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데, 후속작업으로 연장근무를 한 경우 수당을 받아내자는 캠페인을 전개할 생각입니다. 법적 시간적 장벽 때문에 연장근무수당 직접 받기가 어려운 사람의 경우 신청을 하면 우리연맹에서 이를 취합하여 노동부에 집단으로 신청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강력 요청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우리연맹 상담소장인 노무사가 법적 지원을 할 것입니다.

편의를 최대한 봐준다 해도 수당청구에 참여하게 되면 참여자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활동이나 신상의 노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야근을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연장근무수당은 3년 이내 치는 모두 받아낼 수 있는데, 가장 어려운 일은 입증자료입니다.  입증자료는 다양할 수 있는데, 자신의 다이어리에 표시를 해 둔 것도 좋고, 동료들의 서명 증언도 됩니다. 연장근무를 한 경우 집 달력에 동그라미를 친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입증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신상노출을 기피하는 것입니다. 사용자한테 연장수당을 아무게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신분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아무리 좋은 권리도 스스로가 찾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고라방에 야근반대 청원을 하듯이 몇백명 몇천명이 수당을 청구하게 되면, 야근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제도화될 것입니다. 만약 이런 법적 청원을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다면 우리 연맹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그런 악덕 사업주는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IT종사자의 야근문제가 최근 블로그뉴스에 등장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긍정적으로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새롭게 IT분야에 종사하려는 사람과 일반인에게는 충격일것이고 IT업에 종사하는 것을 기피하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인 야근문제 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문제가 되고 이슈화된 지금이 문제해결을 위해 가장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야근으로 고생하시는 노동자들에게 인사부탁드립니다. 

혹자는 IT종사자들은 모래알과 같아서 불만은 많지만 결코 뭉치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오프라인상에서는 여러 여건상 잘 단결하지 못하지만 분명 우리들의 터전인 온라인상에서는 가장 잘 단결하는 사람들이 우리 IT종사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제대로 우리 문제를 우리 힘으로 해결해봅시다. 우리을 위한 법적 제도적 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권리위에 잠자는 사람은 권리를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합니다. 자! 깨어 일어나 우리의 권리를 우리식(온란인 상에서)으로 찾아냅시다.

이 운동에 동참하실 분은 카페 '야근no'(http://cafe.daum.net/yageunno)에 메시지를 남기시거나 직접 IT연맹에 전화(02-2635-1717)를 하시면 됩니다.

조형일 IT연맹 정책실장님이 직접 설명하는 야근수당 청구운동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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