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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었다. 표결 결과는 찬성 105, 반대 164, 기권 6. 105표는 과반수에는 한참 못 미치고 1/3은 약간 넘는 결과이다. 

본회의 부의에 서명한 의원이 66명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정권 입장에선 다행스런 결과이다. 친이계의 표가 이탈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표결 결과는 이탈이 전혀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청와대가 아직은 친이계 의원들을 장악하고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그러나 105표는 정권이 친이계 이상은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도 보여준다. 본회의 표결을 주장했다면 50명의 친박계는 몰라도 20명 중립 성향의 의원들은 끌어들이는 득표력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러나 친박계를 제외한 최대 가능 득표 120표를 한참 못미치면서 정권의 여당의원 장악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표가 가지는 실제 무게를 보면 표결 결과는 더 우려스럽다. 105표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절박하게 외쳤던 개헌저지선 1/3에 6표를 간신히 넘긴 수치이다. 개헌저지선은 탄핵저지선이기도 한데 수정안 찬성표에서 6표만 빠지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번 표결에 쇄신파가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쇄신파는 일단 이번 표결까지는 정권과 뜻을 같이했다. 앞으로가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포화를 열기 시작한 이들 쇄신파가 언제까지 이명박 지킴이 노릇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혐오 증세까지 나타난다면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위해 대통령을 버릴 수도 있다. 30여명 쇄신파가 빠지는 순간 1/3 저지선은 와르르 무너진다. 

세종시 수정안 표결을 강행한 것은 MB정권의 중대한 실수이다. 찬성표 105명은 친이계의 건재함을 과시한 게 아니라 정권이 1/3의 위태로운 표결선에 있음을 만방에 알렸다. 앞으로의 정치게임에서 정권은 자신의 패를 다 보여주고 카드를 치는 꼴이다. 상대는 정권과의 승부에서 계산이 가능해졌다. 6명을 이탈시키는 다양하고 풍부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mb정권의 생명지수는 +6이다. 이제 상대는 이 6개를 뺐다 넣었다하면서 정권의 목숨을 갖고 놀 수 있다. 아무리 봐도 이 정권엔 머리가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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