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직구장에 야구를 보러 갔습니다. 롯데가 기분 좋은 역전승이었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9시부터 시작한 월드컵 예선전을 보로 근처 호프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마침 대형스크린에 볼만한 자리도 제법 비어있었습니다. 얼른 두번째 테이블에 자리잡고 전반 30분 쯤 지난 뒤부터 경기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이 먼저 한골을 먹었습니다.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들 골먹어도 싸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같은 동포인 북한팀에 대한 동질감도 한몫한 듯 했습니다. 저만해도 한골 먹고나니 북한 제대로 밀어주고 우리는 좀 고생해서 올라가자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축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도 롯데를 연호하며 승리를 축하하는 술잔을 기울이는 곳도 있었습니다. 졸전이라 애초부터 게임에 별 눈길이..
한국과 이태리 간의 남자축구 경기가 열린 진황도 경기장입니다. 북경에서 4시간 거리에 있는 지역입니다. 한국팀의 답답한 경기력에 애초에 게임은 포기가 되더군요. 전반전이 끝나고 마음을 비우고 그냥 경기장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멀찍이 삼성광고판이 보였습니다. 경기장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전광판이었습니다. 좀 더 옆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그걸 본 겁니다. 마징가제트가 중국에 있었습니다. 기지 문이 열리고 저놈이 위로 뜨면 어마어마 하겠군요. 하루빨리 로보트태권브이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김박사님 뭐하십니까?
한국과 이태리의 축구경기가 열리는 진황도 경기장에 도착한 한국응원단, 내리자 마자 막 뛰기 시작합니다. 왜그럴까요? 이날 경기는 5시에 시작했습니다. 주최측에서는 5시 이후에 입장객을 받지 않기로 했는데 한국응원단의 사정을 감안하여 6시와 6시 30분 사이에만 한국응원단을 받기로 했습니다. 6시15분에야 차를 내린 응원단에게 더 여유가 없었던 것은 경기장과 주차장이 도보로 15분 거리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차에서 내린 응원단은 중국의 그 덮덮한 여름 날씨에 뛸 수밖에 없었고 한바탕 쇼 덕분에 경기장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올림픽이 너무 안전에만 신경쓰다 보니 관람객이 고생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이것저것 주의사항 듣고 확인하다 볼일 다 볼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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