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너희들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니? 니들 앞에 있는 사람들을 봐. 회사에서 쫓겨난 불쌍한 사람들이야. 그 사람들을 돕는 선량한 시민들이고. 니들 뒤를 봐. 십수년 간 수천억 흑자 내고도 회사가 어렵다고 노동자를 해고한 자본이야. 니들은 도대체 누구의 아들이니? 자본의 아들이니 노동자의 아들이니? 가진 사람을 없는 사람으로부터 지켜주는 니들은 누구니? 니들 말고도 쟤들 지켜줄 개들은 널리고 널렸어. 그런데 등록금도 없다는 니들까지 지켜주면 어쩌니. 원칙과 상식은 그들이 만들고 그들이 떠드는 법이 아니야. 약자를 더 불쌍히 여기는, 가진 자들을 없는 사람으로부터 지켜주지 않겠다는 니들 맘속 양심이야. 이 사람들의 깊은 분노를 니들이 감당해낼 수 있을 것 같아? 니들이 인상 쓰고 어깨 친다고 이 사람들이..
80년대까지 노동하면 떠오르던 단어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였다. 정신노동자와 육체노동자를 상징하는 두 단어는 어떤 노동이 더 가치있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두 부류 노동집단의 노동가치가 비교되면서 서로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육체노동자의 근육의 이미지와 정신노동자의 말끔한 정장 이미지는 어떤 측면으로든 노동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그러다 90년대부터는 아웃소싱과 용역이란 단어가 나타났다. 이 단어들은 산업합리화라는 미명하에 사회에 빠르게 퍼졌고 이 단어들이 자리잡으면서 노동의 가치는 폄하되기 시작했다. 노동의 상징은 '근육'이나 '정장'에서 '단순'과 '반복'이라는 이미지로 대체되었다. 낮게 평가된 가치만큼 노동의 분배도 적어졌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의 70%에도 못미치는 임금..
부산지하철엔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노조가 있다. 바로 지하철 청소용역노동자들로 구성된 부산공공서비스노조다. 이 노조가 모임을 가지기 위해 모이는 걸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머리에서 많은 궁금증들이 떠올랐다. 여성들은 어떻게 조직을 만들고 이끌어나갈까? 대부분 50대가 넘는 중년여성들은 과연 노조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중년의 여성들이 모여 투쟁과 조직화 등의 노조용어를 써가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자체가 낯설고 좀 신기한 장면일 것이다. 이 궁금증을 풀기위해 2009년 2월 부산공공서비스노조의 조선자지부장을 만났다. 부산공공서비스노조원들의 얘기에서 한국의 진보정치가 귀담아 들을만한 내용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입사하기 전부터 노조 이런 데 관심이 있었습니까. (조선자지부장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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