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에 희곡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배우는 무엇으로 공연하고 관객은 무엇을 읽어야 할까? 극단 새벽의 삼색배우뎐이 지금 그런 실험을 하고 있다. 3색배우뎐은 창작방향을 설명하면서 "문학적 text(희곡)를 바탕으로 하는 연극의 틀을 깨는 새로운 창작방식을 모색하기 위한 실험극"이라고 썼다. 희곡 대신 배우들에겐 중심 스토리가 던져진다. 던져진다는 표현을 쓴 것은 중심 스토리가 대본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자료 수준이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극중에서 이 스토리를 토론하고 재해석해서 재판극 공연까지 한다. 중심 스토리와는 관계없는 연출도 하나 끼어든다. 공연 중에 신호음이 울리면 해당 신호음의 연기자는 스스로를 인터뷰 한다.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극 중 각 배우들에겐 두번씩의 신호음이 울린다. 삼색배우뎐..
단골연극집이라고하니 좀 이상하나요. 술집이 연상되서겠죠. 어때요 뭐 단골술집 가듯 연극도 그렇게 자주 가면 좋잖아요. 술집같은 그런 분위기의 유쾌한 연극도 괜찮고요. 그렇다고 제가 연극 매니아는 아닙니다. 고등학교 때 첫경험을 한 후 다시 본 게 작년 말이었습니다. 그 주제에 무슨 '단골' 운운하냐고요. 이 연극집(?)과 궁합이 좀 맞았나봐요. 이후 내리 세번 쭉 보러갔습니다. 그래서 혼잣말로 그랬습니댜. 여기가 내 단골연극집인가. 이 연극집이 맘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편안한 공간입니다. 이 장면을 보고 있으면 연극이 시작하기 한 시간 전에 도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부산의 도심지 남포동에선 최고층인 6층에서 친구와 두러두런 이야기 나누다 간혹 남포동 야경을 내다보면서 연극을 기다리는 건 뭔..
연극을 처음 봤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 본 건 아닙니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구해오신 연극표를 얼떨결에 받아 딱 한번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땐 뭐가뭔지도 모를 때였습니다. 본 게 아니라 그냥 자리에 앉아있었다는 게 맞을 겁니다. 지금 남아있는 기억은 여자배우들이 객석을 향해 악을 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제서야 연극을 한번 봤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소극장에 들어서서 받은 느낌은 '이렇게 바로 보이는 데서 어떻게 공연을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무대에서 객석까지의 거리는 몇미터 되지 않았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무대에서 손을 뻗으면 4번째 줄의 제게 물건도 건내줄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공간이었습니다. 영화관에선 늘 앞자리를 찾는 편입니다. 앞에서 봐야 시원하고 통쾌한 화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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