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하나 할까요? 얼마 전까진 저는 물이 어떻게 범람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물이 높아지니 낮은 지대로 흐른다는 자연적 법칙은 알겠는데, 왜 사람들이 하필 그런 낮은 지대에 살고, 왜 21세기 과학으로도 물길을 돌리지 못하는지는 의아했습니다. 범람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돌아본다는 을 읽고나서였습니다. 과거 강 유역의 땅은 물이 항상 드나들던 습지였습니다. 인간은 이런 습지에서 식량을 얻고 교통의 편의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인간이 물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강 유역의 땅이 점차 육지화 되었고 강줄기의 경계는 확실히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물은 인간의 경계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퇴적층이 바닥을 높이고 홍수가 수위를 올리면서 물은 다시 그 자리로 흘러들어왔습니다...
10월25일자 한겨레 사설입니다. 27일 창녕·순천만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부끄럽다"는 탄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환경올림픽이라는 람사르총회 개최국 이름에 걸맞지않게 부끄러울만큼 환경파괴가 빈번한 한국의 현실에서 총회가 "위상을 높이는 게" 아니라 "망신만 사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람사르총회 앞에서 부끄러워지는 이유 김훤주기자의 책 을 보면 한겨레사설의 걱정은 이해됩니다. 김훤주기자는 경남지역 많은 습지들을 답사하고 인간의 무차별 개발에도 복원력을 잃지않는 습지의 놀라운 생명력과 함께 우리가 알게 모르게 습지에 가하는 파괴행위들을 알려줍니다. 역사이래 이미 낙동강 습지의 90%는 사라졌는데 지금도 한국의 습지파괴는 진행형이라고 합니다. 해안의 침식을 막기위해 침식방지시설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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