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부산이슈
내가 부산시민인 걸 뼈저리게 후회한 이유
커서
2011. 9. 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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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다퉜습니다. 연초부터 카드빚이 쌓이더니 8월 경엔 백만원을 넘어갔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메꿨는데도 이 정도였습니다. 연말까지 얼마나 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루는 외출을 준비하다 돈 얘기가 나와 제가 걸고 넘어졌습니다. 현관에 서서 적자 난 건 돈 관리하는 사람 책임이라며 아내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10여분 일방적으로 그렇게 아내를 몰아부치다 나가버렸습니다.
그날 저녁 오랜만에 만난 회사 동료들과 술을 좀 많이 먹고 밤 12시 넘어 늦게 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술에 반쯤 취한채 소파에 기대있는 제게 아내가 한마디를 날렸습니다. "그래 술먹고 싸돌아다닐 돈은 있드나?" 아내의 반격이 시작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웃을까 인상을 쓸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여기 앉아봐라." 아내가 노트북을 켰습니다. 저는 노트북 앞으로 실실 쪼개며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노트북 화면엔 아내가 전날 만든 걸로 보이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가계 지출항목이 떠있었습니다. 아내는 누가 얼마를 더 썼는지 따져보자고 했습니다. 하나하나 따져들어갈 수록 아내의 목소리가 커져갔습니다. 아내는 내가 용돈 외에 카드로 쓴 술값이 얼만지 아냐고 힐난했습니다.
아내는 내가 정기적으로 지출하는 돈도 상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달엔 핸드폰 요금이 10만원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각종 신문대금 4만원과 5만원 넘는 후원금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이래도 할말있냐는 표정으로 저를 처다봤습니다. 다행인 건 아내가 연초에 지불하는 주간지 2개와 후원금 하나, 그리고 부정기적인 후원 등은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루는 외출을 준비하다 돈 얘기가 나와 제가 걸고 넘어졌습니다. 현관에 서서 적자 난 건 돈 관리하는 사람 책임이라며 아내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10여분 일방적으로 그렇게 아내를 몰아부치다 나가버렸습니다.
그날 저녁 오랜만에 만난 회사 동료들과 술을 좀 많이 먹고 밤 12시 넘어 늦게 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술에 반쯤 취한채 소파에 기대있는 제게 아내가 한마디를 날렸습니다. "그래 술먹고 싸돌아다닐 돈은 있드나?" 아내의 반격이 시작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웃을까 인상을 쓸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여기 앉아봐라." 아내가 노트북을 켰습니다. 저는 노트북 앞으로 실실 쪼개며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노트북 화면엔 아내가 전날 만든 걸로 보이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가계 지출항목이 떠있었습니다. 아내는 누가 얼마를 더 썼는지 따져보자고 했습니다. 하나하나 따져들어갈 수록 아내의 목소리가 커져갔습니다. 아내는 내가 용돈 외에 카드로 쓴 술값이 얼만지 아냐고 힐난했습니다.
아내는 내가 정기적으로 지출하는 돈도 상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달엔 핸드폰 요금이 10만원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각종 신문대금 4만원과 5만원 넘는 후원금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이래도 할말있냐는 표정으로 저를 처다봤습니다. 다행인 건 아내가 연초에 지불하는 주간지 2개와 후원금 하나, 그리고 부정기적인 후원 등은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아내는 비겁하게 내가 쓴 건 몇천원까지 적어 우리 사정에 이게 왜 필요하냐는 식으로 따지면서 자신이 쓴 건 대충 뭉뚱그려서 물가가 얼만데 이정도로 되냐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더 따지다간 뭐라도 하나 당장 빼라고 할 것 같아 저는 계속 쪼개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아내의 꾸중을 듣다 한 항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들 급식비 10만원이 바로 그것입니다. 가만 생각하니 그건 내가 부산시민이 아니었다면 안 내도 될 돈이었습니다. 그러면 그 10만원으로 신문과 후원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학원비 하나 정도도 가능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성질이 확 뻗쳤습니다.
"아 띠바 이거 부산에 안 살면 안내도 되는 거잖아! 서울도 안내는 건데 말이야"
아내와 얘기 도중 처음으로 큰소리를 냈습니다. 우리 애들은 지금 3-4학년입니다. 올해 부산지역 무상급식은 1학년만 시행합니다. 내년엔 3학년까지 하는데 그땐 우리 애들은 4-5학년이 됩니다. 2014년에 완전 무상급식 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막내 아들이 1년 혜택 볼뿐입니다. 계획대로 그런데 계획이 조금만 어긋나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급식비는 꼬박꼬박 내야할지 모릅니다.
우리집에서 지하철로 3정거장떨어진 경남도민이었다면 저 10만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일년이면 120만원입니다.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3년이면 360만원입니다. 아이들 적금이라도 하나 들어 알차게 쓸 수 있는 돈입니다.
저는 조상대대로 부산에서 몇백년을 살아온 부산 토박이 중에 토박이입니다. 항상 어디가서도 몇십만 안되는 토박이들 중 하나라고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내가 부산시민이라는 게 원망스러워졌습니다. 급식비 십만원을 보고나니 내가 부산시민이라는 게 원망스러워졌습니다. 제2의 도시라는 내 고향이 애들 밥값도 안주는 도시라 생각하니 더 그랬습니다.
언제 다시 부산이 자랑스러워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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