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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2월 18일 쓴 포스팅입니다. 소지섭이 최근 드라마에 출연해서인가요? 아직도 미사를 보고 이 글을 찾아 읽어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배치해봅니다.





무혁이는 그 모든 감당할 수 없는 고통스런 진실들을 혼자 떠안고 가버렸습니다. 무혁이 호주에 묻혔다는 사실이 바로 오들희가 아들임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호주에서 온 애인이 무혁의 소유권을 주장하여 호주로 갔기 때문이죠. 그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오들희가 서경이와 갈치를 데리고 사는 것은 무혁이 심장 준게 고마워서입니다. 또 누나임을 아는 윤이 오들희에게 그렇게 하도록 졸랐겠죠.

오들희를 제외한 알만한 사람은 사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들 진실이 묻힌 것에 안도하고 자신의 지위에 맞는 일상을 살아갑니다.

윤이 민주와 다시 사귀는 것은 맞습니다. 자신의 것을 뺐어가려는 형이 없어지면서 은채는 더 이상 가질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아무도 뺏어가지 않는 자신의 노리개에 관심가질 사람은 없습니다. 은채는 민주 말대로 윤의 코디일뿐입니다.

정작 타인이 저지르고 방치한 사실에 괴로워하는건 은채입니다.

오들희가 발단이 되어 난장판 된 국밥집에 은채가 혼자 돌아가 그들의 죄를 덜었듯이 은채는 또 그들이 저지른 죄를 덜기 위해 호주의 무혁에게 갑니다. 그러나 이번엔 죄가 너무 큽니다. 국밥집에선 감기 한번 앓는 걸로 영혼을 지켰으나 이번엔 죽음말고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살아갈 뻔뻔함이 은채에겐 없습니다. 또 무혁이 없어져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 자신을 한순간에 잊어버린 윤에 대한 충격도 있었을 겁니다.

신구가 말한 사필귀정 인과응보 이건 역설입니다 현실은 사필귀정 인과응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역설입니다. 죄지은 자가 죄를 받는 것이 아니라 죄 없는 자가 그들의 죄를 안고 떠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현실세상이란 말입니다.

신구의 누이가 죄지은 오들희와 유부남 대신 죽었고 또 죄없는 무혁과 은채가 죽었습니다. 그의 주변에 사필귀정이 이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딱 한명의 죄인은 벌합니다. 무혁이가 은채 아버지 보고 "그래 당신 벌받아" 그랬죠. 그래서 은채 아버지도 오들희처럼 딸을 잃는 벌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 벌이 은채의 죽음이라니.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말 많은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 말한것 처럼 자신의 아들인줄 모르고 온갖 독설을 퍼붓는 오들희의 오이디푸스적 비극. 윤이라는 거지가 왕자 노릇하고 진짜 왕자 무혁이 거지로 사는 왕자와 거지. 은채와 무혁이 세상의 죄를 지고 가는 기독교적 구원.

작가는 막판에 오들희가 오열하는 신파를 주기보다 삶의 무서운 진실을 드러냈습니다.

막판에 사랑얘기가 아닌 철학을 준 작가의 선택. 저는 적극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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