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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다라주녁  DC 인사이드

 

태주가 은수를 다시 배신한 것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예고편이 나왔을 때 이미 한 번 난리가 났었다. 팬들은 그건 아니라면서 도리질 하며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기도 했었다.

케세라세라 조연출은 태주와 은수는 분명히 사랑한다는 게시물을 주중에 남겼다. 태주의 배신을 믿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이 글은 배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

배신에 어떤 불가피했던 조건이나 장치가 있었을 거라는 것이다. 자기희생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거라 추측하며 자위하기도 했다.

그러나 11회가 끝난 지금 조연출의 게시물은 삐끼질임이 드러났다. 어떤 조건이나 장치도 없었다. 태주의 배신은 깔끔한 배신이다.

예쁘면 가난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아름다움에는 부유함이 내포되어 있다. 우리가 ‘부티’ 난다고 할 때 그 ‘부티’는 예쁘다는 말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간혹 아주 잘생기거나 예쁜 연예인 집안이 가난하다고 하면 다들 ‘그렇게 안보이는데’ 라고 한다. 이건 우리가 아름다움과 부유함을 동반하는 것으로 본다는 증거다.

그러니까 우리가 미모를 가리는 것은 상대의 조건을 확인하는 행위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생존을 위한 본능인 것이다. 둘러보면 이 판단이 확률적으로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예쁜 여자가 가난하면 어찌될까. 예쁘니까 일단 정이 들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너무 가난하다. 그럼 다시 정이 떨어지는 것이다. ‘정내미 떨어진다.’가 바로 이런 경우다.

은수의 잘못은 애인 앞에서 궁상을 떨었다는 것이다. 그건 결혼하고 나서 떨어도 충분한 것인데 다 보여주고 말았다. 은수뿐인가. 가족까지 나서서 같이 떨었다. 정내미 뚝뚝 떨어질만 하다. 

상대에게 자신의 어려운 환경을 다 보여주는 것은 결혼을 안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왜 저 여자가 저걸 다 보여줄까 의아해하면서 나에게 관심없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따라서 궁상 떤다는 것은 연인에 대한 실례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자들은 다른 여자들에게 궁상떨지 말라고 충고한다. 자신들은 궁상 떨지 않기 위해 또 명품을 고집한다.

은수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가난 앞에서 사랑은 약해지는 것이 아니다. 아예 의미가 없어진다.

태주는 못먹는 감 찔러 본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혜린이가 진짜 먹으라고 한다.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못먹는감’ 판에서 이루어졌던 태주의 판단은 거두어 질 수밖에 없다. 

태주가 은수를 두 번 배신 할  것이라는 것은 혜린이 태주를 가족에게 소개시킬 때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가족까지 엮인 관계가 단순하게 둘만 정리될 순 없었다. 혜린의 부모도 태주를 정리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고 드라마 전개상 재미도 없다. 마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 태주가 다시 돌아오는게 좋다.

혜린 앞에서 태주는 항상 긴장했다. 그래서 혜린에게 까칠하게 굴었다. 못먹는 감 약이나 바짝 올렸던 것이다. 혜린도 그것을 안다.

혜린은 아마 생각했을 거다. 이 남자가 경계심을 풀지 않는 이상 한은수와 사랑 대결에서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한은수를 이기려면 태주의 맘을 열게 만들어야 된다. 그럴려면 태주도 맘만 먹으면 혜린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제서야 혜린은 자신의 압도적 배경이 은수의 궁상만큼이나 사랑에 장애물임을 깨달았다. 태주가 자신에게로 오는 장애물을 치워주자고 결심했고 그래서 아버지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아버지 앞에서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고 후련하게 우는 모습은 명장면이었다. 그동안 털어놓지 못하고 감춘 혜린의 사랑을 속시원히 확인하면서 시청자도 속이 후련했다. 지난 주 토.일요일은 전반적으로 혜린이 활약이 돋보였다. 

혜린의 아버지도 재미의 한 요소다. 한국의 드라마에서 보통의 부모들은 자식들의 사랑에 장애물이거나 조용히 지켜보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혜린의 아버지는 자식의 사랑을 보증 선다. 익숙한 장면을 예상했던 시청자에겐 신선했었다.

혜린의 아버지가 준혁의 아버지를 어찌하진 않았을 것이다. 혜린이 아버지가 그렇게 태연하게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다. 그러면 그의 비중이 커지고 드라마는 쓸데없이 복잡해진다. 수습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최이사의 음모라고 봐야 한다.

이제 케세라세라 4명의 사랑은 정직해졌다. 누구도 사랑을 숨기지 않는다. 앞으로는 게임이 아니다. 상처를 주고 받는 싸움이 되었다. 

11회는 좀 아쉽다. 하프타임 정도로 생각한다. 네 사람의 사랑보다는 지수 병원 얘기, 준혁 아버지 얘기, 약혼식 얘기 등 잡스런 얘기들만 오갔다. 사랑얘기는 일단 멈추었다. 태주를 감시하느라 혜린이만 좀 바빴다.

그 사이 작가는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설정을 손봤다. 혜린이 부모와 최이사 등 주변인물들이 서서히 부각되고 이야기에 뛰어들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10회까지 숨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부치다가 속도를 늦추니 좀 적응이 안되긴 했지만, 음모의 도입 등 이야기의 전환을 위해 선수들은 몸을 풀었다라고 이해한다. 앞으로 11회에 설명 없이 전개된 것들에 대한 부연설명은 있어야 할 것이다.

* 사진은 디시인사이드 학다리주녁님 '짤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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