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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도서관 입구에 버티고 있는 도서관장이 공고한 게시물입니다. 앞으로 학생증을 소지하지 않은 학생은 무조건 도서관 출입을 못하게 하겠답니다. 그동안은 학생증을 소지하지 않아도 약식조회를 거쳐 출입을 허가했는데 이제는 그런 편의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분실학생증을 습득하거나 다른 경로로 본교생의 학번을 인지한 외부인이 약식조회를 거쳐 출입함으로서 도난사건 발생, 열람석 점유 등의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통제에 대한 건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중앙도서관은 2006년 6월1일부터  학생증 미소지 학생의 중앙도서관 출입을 제한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시기 바라며,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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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입구에 설치된 인식기



고려대 도서관 문을 열면 바로 앞에 인식기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가끔 가는 부산대학도 얼마전부터 학생증 없이는 도서관을 출입할 수 없도록 입구에 인식기를 설치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던 곳이라 외부인을 막고선 이 인식기가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한국 내에 있는 건물 중에서 이런 인식기가 설치된 건 아마 대학도서관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사회의 공공재나 다름 없는 책이 있는 곳에 이런 차단기라니. 가만 생각해보니 참 황당했습니다.

도서관을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으면서 대학이 드는 이유는 '열람실좌석부족'과 '도난사고'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들은 도서관 본래의 기능과 별 상관이 없는 것들입니다. 책을 대출해주는 곳에서 좌석을 점유하고 개인물품을 도난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건 도서관을 독서실처럼 잘못 이용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잘못된 도서관 이용으로 발생한 문제가 도서관 본래의 기능인 많은 이에게 책을 빌려주는 걸 제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학이 정말 도서관을 일반인에 개방하지 않는 이유를 들고자 한다면 일반인의 대출로 인한 학생들의 이용불편 등을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대학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에 따른 훼손이나 학생들 이용불편은 없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 이유들도 수긍은 하나 개선책이 필요한 것이지 도서관 이용을 막을 명분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열람실을 두고 벌이는 학생들과 일반인의 경쟁에서 재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도서관을 개방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대학문화의 천박함을 증명하는 꼴밖에 안되는 것입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고려대와 이화여대 재학생들과 졸업생 일부가 대학 재학생과 학교 당국에 의해 폐쇄적으로 독점돼 있는 대학 도서관을 지역 주민을 비롯한 모든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하자는 운동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고려대 ‘올리브’(OLIB: Open Library의 줄임말) 운동과 이화여대 ‘올리버’(OLIBER: Open Library with Her) 운동이 그것이다."(올리브올리버를 아십니까?  한겨레21)


서구의 대학도서관은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다고 합니다. 열람실뿐 아니라 책도 대출이 가능합니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학생들이 몇년 전 한국에서 대학도서관 개방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운동이 별 소득을 얻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 운동의 진원지였던 고려대 도서관조차 여전히 문을 닫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재학생들도 학생증이 없으면 못들어가게 합니다. 대학이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기 위해 내세운 논리가 이제 학생들까지 불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학생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의 대학도서관을 여러분만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대학도서관 개방에 반대하신다면 그건 도서관에 있는 책이 부족해서 입니까 열람실 좌석이 모자르기 때문입니까? 일반인 대출로 책이 부족하면 시민들이 운동을 벌여서라도 채워드리겠습니다. 도서관 개방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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