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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가 10,000원, 셔츠가 5,000원. 정말 싸죠. 흔히 볼 수 있는 땡처리 광고입니다. 그런데 땡처리판 이 열리는 장소가 좀 특이하게도 대학교 정문입니다. 대학교 정문에서 땡처리 판이라니? 도대체 어떤 그림일까요?




여기가 부산대학교 정문입니다. 광고에 적혀있는 "굿플러스"는 오른쪽에 정문을 누루고 서있는 저 건물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그림이죠. 10월23일부터 11월 3일까지 12일간 학문을 배우는 학생들과 땡처리 사러 몰려드는 사람들이 정문 앞에 북적인다는 거죠.

'특설매장'이라고 하지만 저게 사실은 분양이 안되어 비어있는 점포를 어쩔 수가 없어 땡처리 업자들에게 내준 걸 겁니다. 굿플러스는 완공된지 1년 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건물의 많은 부분이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밤이되니 대학교 정문은 어둠에 가려지고 상가의 불빛밖에 안보입니다. 그런데 상가 불빛에 압도당한 이 불쌍한 정문 위에 또 뭐가 하나 얹어져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거기에 이렇게 적혀있씁니다. "허남식 부산광역시장 명예경영학박사 학위수여식"

대학교 정문은 그 대학 재학생과 수십만 졸업생의 가슴에 남는 상징입니다. 그 상징 위에 정치인의 학위수여식 공지를 올려두는 건 스스로 대학의 전통과 권위를 깍아먹는 짓 아닌가요? 학위수여식을 알리는 거라면 해당 대학 건물 프랭카드 정도로 충분하지 않나요?

자본에게 대학 정문의 한쪽을 내주더니 정치인에게 정문의 머리까지 내주었네요. 대학교 정문을 돈과 권력이 다 잡아먹어버렸습니다. 




얼마전 부마항쟁 30주년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부산경남지역 방송국에서도 특집방송을 다루었는데 당시 참여했던 부산대학 선배들이 나와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후배들이 부마항쟁의 정신을 되살려 민주주의를 잘 지켜나가달라 이런 부탁이죠. 그런데 부산대학교 정문을 보니 그게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 정문을 통해 들어가는 학생들이 저항과 민주주의를 배우길 기대하시는 선배님들 꿈이 참 야무지시다는 생각이. 자본과 권력에 엎드리는 방법을 더 잘배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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