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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촛불집회 몇 번 참석한 분들이라면 15일 체포된 이원기 한대련의장의 모습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2008년 광우병시위가 한창이던 때 촛불이 불을 밝히는 오후 7시 경이면 서면 시내에 시민들을 부르는 이원기의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이원기의장은 부산촛불의 사회자였습니다. 이원기의장의 능숙한 집회 진행은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을 흥겹게 했습니다.


오른쪽 촛불을 들고있는 사람이 이원기의장



이원기의장이 처음부터 인기 사회자는 아니었습니다. 촛불 초기 때는 미숙하다는 느낌도 조금 받았는데 능숙해지더니 점차 그의 촛불문화제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커져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동안 부산촛불의 붙박이 진행자 노릇을 했습니다. 시민들이 이원기의장을 알아보고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 2009학년도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이원기의장이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를 다시 본 건 대학생들과 함께 한 올해 서울에서 열린 5월1일 메이데이 행사 때였습니다. 한 건장한 사내가 검은 정장을 입고 큰 휴대용 마이크를 들고다니는데 그 옆을 지나가는 대학생들이 "의장님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보냈습니다. 누군가 보니 이원기의장이었습니다. 그가 한대련의장까지 겸하고 있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그리고 한달 보름 뒤인 6월15일 부산대에서 열린 6.15행사에서 이원기의장을 또 봤습니다. 이원기의장은 쾌활한 목소리로 행사장 누볐습니다. 그가 다가오면 학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일어났습니다. 예전 한총련의장들이 한인물로 어필했다면 이원기의장은 대중친화적인 언변과 구수한 풍모로 학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조금씩 성장한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사진출처 : 오마이. 밀짚모자를 쓰고 공연장에 나타난 이원기의장



7월10일 부산대에서 열린 노무현추모공연에 대한 부산대총학생회의 의지는 아주 강했다고 합니다. 학교측의 저지로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면서도 차선의 장소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산대학생들은 반드시 학교에서 공연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공연 전날 밤 정문 앞에 섰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에 교직원과 경찰을 번갈아가며 상대하면서 결국 무대장비 반입을 성공시켰습니다. 작전의 승리였습니다. 그 전에 의지와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거둔 성공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난지 5일 째인 어제 15일 이원기의장은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습니다. 그때문에 이번 이원기의장의 체포와 7월10일 부산대추모공연이 연결된다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7월16일) 오전 10시에 있었던 부산대총학생히의 규탄기자회견 모습. 출처 : 부산대신문사


촛불에서 시민들을 즐겁게 해주던 사회자였던 학생이 총학생회장이 되고 한대련 의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이 어제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그는 구속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체포사건 이후 이원기의장은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요? 어떤 각오들을 하게 될까요?

20대의 중요한 시기에 이명박정권을 맞은 우리의 청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원기의장을 지켜보면 이명박정권이 한 청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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