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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유소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입니다. 7시부터 17시 사이에 6시간 이상 일하는 조건에 시급이 1100엔입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4,000원입니다. 놀랍죠? 최소 시간인 6시간만 채워도 하루 8만4천원을 벌 수 있습니다. 이 일당으로 한달 20일만 일하면 168만원이 됩니다. 조금 더 욕심내서 8시간 일하면 한달 224만원. 이 정도면 우리나라 중견기업 대졸초임입니다.




혹시 일본은 주유소 아르바이트가 좀 빡센 걸까요? 그래서 시급이 유난히 센 걸까요?  




그런 건 아닌 거 같습니다. 여기저기 걸린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의 시급이 크게 차이가 나지않았습니다. 요리보조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이 공고엔 시급이 1000엔으로 적혀있습니다. 주유소보다 100엔 적을 뿐입니다. 100엔 적은 대신 교통비를 지급하고 식사도 제공하는 등 조건이 괜찮습니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아르바이트  시급은 참으로 안습입니다. 기사에 의하면 2008년 국내의 알바평균시급은 4980원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약 1/3 수준입니다. 주유소알바만 놓고 비교해보면 더 참담합니다. 한국에서 주유소알바는 아르바이트 중에서도 가장 시급이 낮은 직종으로 2008년엔 최저임금을 간신히 넘긴 평균 3910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주유소 알바는 일본의 주유소알바보다 1/4 조금 넘는 시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급도 업주들의 공고를 바탕으로 한 조사입니다. 실제로 법을 어기고 최저임금 이하로 주는 없체가 한국엔 꽤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일본과 한국의 시급차이는 더 벌어지게 됩니다.

알바 평균시급은 4890원(2008/9/17)


프레시안 : "알바생 시급 230원 깎으면 경제 살아난다? 해외 토픽감"



일본이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이니 아르바이트 시급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1/3이나 1/4이면 너무 적습니다. 절대치도 적지만 양국의 대졸초임과 비교한 상대치에서도 한국 아르바이트의 시급은 열악합니다. 현재의 환율을 고려했을 때 2006년 일본의 대졸초임이 우리의 2배가 조금 못되는데 반해 양국의 알밧급은 3배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 사회가 학생 등의 취약계층 노동에 대한 보호가 그만큼 취약한 사회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더 부러운 것은 일본은 대기업에서 일하나 주유소에서 일하나 아르바이트 시급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위 포스터는 일본의 철도대기업 JR동일본철도의 아르바이트 모집공고입니다. 수만명의 직원을 고용한 철도대기업인데 이 회사에서 주는 시급은 거리의 주유소에서 주는 1100엔입니다. 일본의 아르바이트 시급이  한국에 비해 절대치는 물론이고 상대치도 높았던 것은 아주 작은 업소라도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아르바이트 시급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옳습니다. 어디에서 일하든 아르바이트일 경우 그 업무강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하는 곳이 영세하다 해서 적게 받고 크다 해서 많이 받는 것은 부당합니다. 이건 아르바이트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도 문제가 됩니다. 학생들은 이런 부당한 시급의 차이를 통해 이 사회의 불공정함을 배울 것입니다. 반면 일본은 대기업이나 주유소나 똑같은 시급이 지급되는 것을 보고 공정함을 배우게 됩니다. 나중에 공정함을 배운 일본학생과 불공정함을 배운 한국학생이 사회에 진출하고 자리 잡았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일까요? 상상에맡기겠습니다.

안그래도 일본보다 낮은 아르바이트 시급입니다. 상황이 이런데 재계에선 희안한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의 최저임금을 더 깍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저임금을 깍으면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것은 아르바이트 종사자들입니다.  

한국노총은 "세계 경제규모 순위 14위인 나라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파트 경비원, 주유소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학생,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 시급 230원을 깎자고 하니 가히 해외 토픽감"이라고 비난했다.("알바생 시급 230원 깎으면 경제 살아난다? 해외 토픽감")


한국과 일본은 노동자의 차이가 아니라 자본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까지 깍으려는 한국의 자본은 저열하고 비열해 보입니다. 노동자에게 일본을 배우라하지 같잖은 소리하지말고 자본이 일본을 제대로 배우길 바랍니다. 노동자들이 일본을 배워 고분고분해지고 자본은 지금 이대로 개망나니처럼 하고싶은 대로 활개치는 나라가 되면 참 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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