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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조신화의 삼성에 노조가 있다. 일부 계열사에 있는 어용노조 말하는 거냐고? 진짜로 삼성일반노조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삼성과 맞서 싸우는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법원으로부터 삼성일반노조라는 명칭의 사용권한도 인정받은 분명한 노조다. 이 노조가 2008년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2007년 12월31일 삼성일반노조 김성환위원장이 대통령사면으로 3년만에 세상을 나왔기 때문이다. 김성환 위원장은 2005년 10월 삼성 명예훼손으로 징역 2월을 판결 받았고 여기에 업무방해로 인한 집행유예 3년이 실효되어 총 3년 8개월을 복역중 2년10개월만에 석방되었다.


우리시대 운동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정부를 공격하는 것을 운동이라 한다면 사람들은 콧방귀를 뀔지도 모른다. 운동이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의 어려움에 아무나 나서기 쉽지 않은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시대에 김성환위원장의 투쟁만큼 무게감을 가진 운동은 없어 보인다. 이미 국제엠네스티는 2007년 2월 그 무게감을 인정하고 김성환위원장을 양심수로 선정했다. 노동자로서는 최초의 양심수로 선정된 것이다. 그리고 김성환위원장은 작년 11월 16회 전태일 노동자 상도 수상했다. 


사면기사를 보고 그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하면 만날 수 있을까? 일단 내가 아는 전화번호 중에 하나를 골랐다. 예전에 한번 통화했던 단병호의원보좌관에게 연락하면 실마리가 나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전화번호를 하나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과정이 남아 있었다. 그쪽에서 준 건 김성환위원장과 자주 만나는 사람의 전화번호였다. 김성화위원장님과 통화하기까지는 사모님을 한 번 더 거쳐서야 가능했다. 12일 약속을 잡았다. 감시에 시달린 분일텐데 전화통화상으로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시원시원했다. 12일 오후 5시 여의도 근처 커피숍에서 나를 포함한 블로거 둘과 김위원장 이렇게 셋이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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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비정규지부 김주신 사무국장과 김성환위원장



지난 2005년 2월 구속되시고 34개월 만입니다. 옥중생활은 어떠셨습니까.


어제 구속되고 하루밤 자고 오늘 나온 기분입니다. 독방에만 있었습니다. 1시간 운동 외엔 독방에 하루 종일 벽보고 있었죠. 독방생활 1년 넘었을 때 면회 오는 사람에게 내가 얘기하는 게 정상인 것 같냐 정신병 환자같진 않냐고 물어볼 정도로 정서가 불안 했습니다. 삼성재벌은 감옥에 가두어 놓으면 내가 '깨갱'거릴거라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데 '깨갱' 소리가 안나오거든요. 오히려 국제엠네스티에서 양심수로 선정되면서 일을 키우니 자기들로선 괜히 건드렸다라는 생각도 했을 겁니다. 삼성애들이 야 저거 잘못건드렸다 싶을 정도로 징역살이가 삼성재벌의 노동자 탄압의 실체를 폭로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34개월 감옥살이 동안 제가 삼성재벌의 목구멍 가시로, 초일류 기업의 시대착오적인 노동자 탄압의 증거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엠네스티 양심수 선정 이후 김성환위원장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노회찬의원이 위원장님 석방 1인 시위를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본인은 수상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혹시 삼성측 반응은 있었습니까.


기쁜 소식이였습니다. 엠네스티 양심수로 선정되면 다른 나라 인권단체에서 석방운동을 해준다고 합니다. 이렇게되면 삼성재벌의 무노조경영을 위한 노동자탄압의 실상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노정권의 비 정규직노동자 탄압의 현실을 세상에 알릴 수있다고 생각 했지요.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석방운동이 제가 사면될 때까지 없었습니다. 양심수 선정이 상징성 밖에 없었던 거죠. 삼성재벌은 엠네스티 양심수 선정에 대해 논평을 안하죠 무슨 할말이 있나요. 한 기자가 삼성재벌에 인터뷰를 해서 물어보니 자신들이 논평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회피 하더랍니다. 


위원장님 만나기위해 사모님과 통화할 때 사모님께서 사면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얘길 들었습니다. 이번 사면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습니까.
 


특별사면 명단에 제 소속이< 이천전기 비상대책위 위원>으로 나와있습니다. 이천전기는 1993년 삼성재벌이 주식인수를 통해 삼성계열사화 한 회사입니다. 삼성재벌은 나를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으로 고소했습니다. 삼성일반노동조합 김성환이 아닌 1998년 사용되었던호칭으로 소속을 기입 한 것은 나의 석방과 삼성재벌과의 연관성을 차단하기 위한 노정권과 법무부의 삼성재벌에 대한 배려가 아닌가 합니다.그 만큼 결탁이 되어 있지 않나 생각되어진다는 것이지요, 구속노동자와 양심수는 외면하고 비리재벌,정치꾼들 측근들을 석방 시키기 위해 구색을 맞추기 위해 나를 사면한 것이고 내가 감옥에서 투쟁하는 것이 삼성재벌에 부담스러우니까 석방한 것뿐이다라고 생각합니다. 


2004년 노무현정권과 민노당 10석의 의미있는 진출로 삼성노조건설운동의 환경도 개선될거라는 기대를 가졌을텐데 오히려 그 때 구속되어버렸습니다. 기대했던 정치환경에 대한 실망이 컸을텐데.
 


노무현대통령이 삼성특검에 대해 한 말을 보세요. 이번 특검을 받아들이겠다면서 한다는 말이 순 자기 변명조의 얘기입니다. 자기는 축하금 받은 적이 없다 며 회피성 언급만 하고 있고 단 한마디도 삼성재벌 삼자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10년 동안 싸우며 느낀 것은 세상이 뒤집어지지 않는 한 지금 체제하에서 어느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삼성노동자 뿐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을 위한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지 않을 겁니다. 87년 6월 민주항쟁과 6,7,8월 노동자 대투쟁이후 군부독재시절당시 보다 절차적으로 민주주의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기본적 관계는 그대로입니다. 군사독재정권을 국민들이 싸워서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열었지만 오히려 그 이후에 무능한 정권이 천박한 자본가들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삼성재벌등은 국가권력 위에 서서 온갖 불법비리를 저지르고 행세하며 기만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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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위원장의 가슴에 삼성일반노조 마크가 선명하다



일반사람들은 삼성일반노조가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합니다. 삼성에서도 삼성일반노조라는 명칭 때문에 재판을 걸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계열사중에 삼성생명보험노조가 2003년 삼성노조와 samsung 이 들어간 인터넷 도메인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명칭사용금지 소송을 냈습니다. 결국 1심에서 삼성재벌이 패하니까 더 이상 항소안하더군요. 해봐야 백전백패니깐요.


당시 삼성일반노조 명칭 관련 재판 관련해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있습니다. 삼성생명노조가 제기한 준비서면에 삼성생명 인사지원팀 발신도장이 찍어져서 나에게 보내졌습니다. 삼성생명노조가 공소장에 사측 인사과 발신도장이 찍힌다는 게 말이 안돼는거죠. 즉 인사과가 노조명칭을 차용하여 삼성일반노조 명칭을 사용을 못하게 고소 한 것 인데 당시 이 문제를 주간동아 여기자가 취재하면서 삼성재벌이 난리가 났다며 연락을 주더군요. 그러나 결국 기사화 되진 못했습니다. 주간동아여기자가 일주일 간 사라졌다 연락이 됐는데 일본에 갔다왔다고 하더군요. 기자가 삼성으로부터 압력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미안하다면서 자신이 높을 자리에 올라가면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런 식으로 한번 물러나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힘듭니다. 김용철변호사가 그러잖아요. "내가 말한 고대로만 써라" 그런데 삼성재벌의 회유와 압력에 넘어 간 기자들이 안그러거든요. 그냥 사실 그대로 쓰면 돼는데 말입니다. 기자들이 타의에 의해서 돈에 의해서 양심과 지조를 꺽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일반노조에 활동하는 사람이 대략 몇명이냐고 물었다. 바로 김성환위원장의 까칠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거 알면 삼성에 갖다 바칠라고요" 얼굴표정도 싸늘히 식어 있었다. 순간 당황했다. 이분이 지금 말은 편하게 하지만 사실은 전선에 서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이때 알았다. 더듬거리면서 상황을 무마시켰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삼성으로부터 휴대폰위치추적 당하고 있다며 고소하신 적이 있는데 그 사건은 어떻게 인지하신 겁니까. 그리고 삼성이 했다고 확신하신 이유는?


삼성재벌이 감시하고 있다는 건 인지랄 것도 없이 삼성재벌에 맞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느끼는 겁니다. 내가 지방에 내려가면 회사 인사과에서 이 사실을 알고 현장 노동자들에게 알려 주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아는 동료가 나에게 전화 해보면 가끔 다른 사람이 받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아까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던데 누구냐고 나에게 그러면 무슨 소리냐 전화받은 적 없다 그럽니다. 누군가 핸드 폰을 복제해서 노동자들을 위치추적, 도청, 감청하다 아마 위치추적자가 복제한 전화기가 여러대여서 혼동해서 받은 게 아닌가 추측이 되는거죠. 당시 산재 미망인 한 분이 자신이 위치추적 당한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그 당시 전 위치추적 기능을 아예 활용할 수 없는 구식전화기였습니다. 그래서 위치추적 돼는지 알 수도 없었어요. 그런데 산재 미망인의 전화는 그런 기능이 보이는 전화기였습니다. 그래서 각 계열사 현장노동자들에게 확인을 하라고 하니 삼성노동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위치추적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수 있어 언론을 통해 사회에 폭로하고 삼성재벌 이 건희등을 검찰에 고소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당시 기사에서 김성환위원장 측이 밝힌 바에 의하면 휴대전화 위치추적 당한 사람들은 모두 삼성그룹 노조 관련자이고 위치추적을 한 휴대전화 발신지점은 삼성SDI공장이 있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신동이다. 그리고 위치추적을 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전남 담양에 사는 정모씨로 그는 2003년 8월 자살한 사람이다. 죽은 사람이 2004년 5월까지 전화요금을 낸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사에서 민노총에 실망감을  표하신 부분을 본적 있습니다. 민노총이 조금만 더 고민하면 삼성노조를 만들 수 있다고 안타까워 하셨는데.
 


삼성계열사에 자주적인 노조건설을 위해서는 활동가를 키우고 스스로 조직보전을 하게끔 해야하는데 삼성사업을 민주노총에서는 이벤트 식으로 접근합니다. 삼성계열사에서는 노조운동 활동가 층이 얇아요. 활동가들을 키워내기 위해 사람과,시간과,돈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고 조직방법을 고민해야하는데 그런 고민을 안하는 겁니다. 삼성재벌은 사실 직접 부딪히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한 예로 절 고소한 삼성sdi인사차장이 “김 성환위원장 재심자료가 있다”며 노조 홈페이지에 ‘실명’과 ‘회사명’ 그리고 ‘현재 사용 중인 휴대 폰 연락처’를 떡 하니 게시판에 올려놨더라구요. 그게 뭐냐면 회사에 대한 공갈협박이거든요. 자길 건드리면, 불이익을 주면, 김성환이가 죄가 없이 억울하게 구속되었다는 증거자료를 폭로하겠다고 가만 안있겠다 이거죠. 이 관리자는 그 공갈이 먹혀서 그런지 별탈없이 삼성sdi에 잘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재벌이 이 같은 이런 범죄조직이예요. 무노조신화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겁니다. 민주노총이 삼성노동자들이 조직 건설을 못하니까 삼성노동자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어 무 책임함을 합리화 시키다 보니까 삼성재벌을 포장하는 겁니다. 상대를 자기보다 더 대단한 존재로 무 의식적으로 만들어 버리는거죠. 


삼성노동자들은 사실 욕을 얻어 먹어도 할말이 없을 것입니다. 울산삼성sdi 1,100명이 구조조정되는데 명예퇴직금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고 그렇게 자신들이 욕하고 불신하는 어용 노사협의회만 쳐다보고 회사의 처분만 바라는 형국입니다. 회사에 맞서 해고를 각오학고 고용보장을 당당히 주장하며 맞서 싸워야하는데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삼성노동자 욕 얻어먹어도 싸지요. 자기들 생존권 박탈되는데 싸울 생각은 안하고 힘이 없다며 믿을 사람이 없다며 한탄만 하고 있어요. 삼성재벌이 정부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허위의식과 패배의식에 찌들어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있었다면 삼성재벌 맘대로 구조조정 할 수 있습니까. 김용철변호사의 비자금 폭로에,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건에 삼성노동자들이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아직은 삼성노동자들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용철변호사는 만나보셨습니까. 두분이 삼성에 관해서 뭔가 얘기가 많으셨을거 같은데.


한번 우연히 지난 기자회견에서 만나습니다. 초면이어서 인사만 했지요. 김용철변호사도 언듯 제 사건에 대해 이야기 정도 듣고 있더라구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김변호사님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가능하면 국민운동본부에 참여할 계획이니깐요. 이 국민운동본부를 통해 삼성재벌이 노동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탄압하고 있는지를 폭로하고 검찰에 다시 고소할 것은 다시 고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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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위원장의 책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


 
삼성노조운동을 하면서 가족들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생계는 어떻게 꾸려가시는지?


삼성재벌에 맞서 싸우기 전인 20년 전부터 자식 노릇 애비노릇 포기하게 됐습니다. 집안의 경제적 문제는 안사람이 거의 책임지다시피 합니다. 지금은 인천에서 월세 30만원짜리 집에 살고 있습니다. 안사람이 아이들 교육과 생계를 위해 우유배달등 하지않은 일이 없었지요. 07년 4월부터는 옥중에서 쓴 책<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을 팔며 생활에 경제적인 도움을 조금 받았지요. 이 책을 파는 것 자체가 삼성재벌과의 투쟁이라고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내가 석방이 되었으니 다시 안 사람은 돈 벌이에 나서겠지요.


가족 얘기를 하면서 김성환위원장은 옥중에서 부모님 두 분이 모두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하다가 잠시 말문이 막혔다. 부친과 모친은 김성환위원장 수감 얼마 뒤 몇개월 간격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그 부분은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십시오.


당신 왜 삼성과 10년이 넘게 싸우느냐 묻습니다. 내가 삼성과 싸운게 무슨 대단한 이념이 있어 그런 게 아닙니다. 내가 삼성과 싸우라고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 난 것도 아닙니다. 부당한 탄압을 하니까 저항을 하고 맞서 싸우다 보니까 어느 날 감옥에 있더라 이겁니다. 삼성재벌과 맞서 싸운다니까 무슨 대단한 과격한 투사로 보는데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다운 사회를 열어가는 몸부림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언론사와 기자분들이 삼성특검과 삼성재벌의 무 노조 경영유지가 곧 노동자 탄압의 범죄행위임을 알아주시고 관심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징역살이 동안 짐승의 삶을 강요하는 거친 삶에 힘과 용기를 주신 동료와 주위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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